[닥터 토크박스] 당신들의 눈물

입력 2010-03-18 14:30:51

우리 국민들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의 메달과 함께 모든 선수들이 보여준 도전과 열정은 아직까지도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나도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많은 감동과 느낌을 받았는데 무엇보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각 선수들이 흘렸던 눈물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남는다.

먼저, 다들 김연아 선수의 눈물을 기억할 것이다. 프리스케이팅을 마치자마자 터져나온 김연아 선수의 눈물에 대한민국 시청자들이라면 함께 울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기쁘고 가슴 벅차서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노력하고 애쓴 흔적, 그리고 마음고생한 기억과 두려움을 극복해 낸 자신에 대한 대견함이 함께 두 눈에 맺혀 흘러내린 것이다.

다음으로 아사다 마오 선수는 성적 발표 후 언론과의 인터뷰 중 안타까운 심경의 눈물을 보였다. 솔직한 심정은 알 수 없지만 라이벌과의 비교, 마음 조절에 실패한 부끄러움 및 분통이 그 눈물에 표출된 게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 보면 다음을 위한 도약이자 다음 경기를 향한 도전 의지가 담겼다고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닷새 전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고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조애니 로셰트의 눈물은 어머니의 죽음을 이제야 실감하는 깊은 슬픔의 눈물이자 애도의 표현으로,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마음을 자아낸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눈물이었다.

세 선수가 각각 다른 색깔의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들이 흘린 눈물의 가치로 보면 세 선수 모두 금메달이었다. 최선을 다하였기에, 또한 현실을 피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흘린 눈물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영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신 앞에 드릴 것이 있다면 그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변하기 쉬운 웃음이 아니다. 이 지상에서 오직 썩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 앞에서 흘리는 눈물뿐일 것이다.' 김현승 시인의 말처럼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우리의 삶이자 우리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가슴 벅찬 증거이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들의 눈물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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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yk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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