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 입맛 사로잡아
대구 중구 대신동 대구서문복지재단 직영시설인 '행복의 일터' 에는 빵 굽는 냄새가 구수하게 풍긴다. 이곳에는 제과·제빵 지도교사 등 6명의 장애인들이 매일 쌀케이크를 빚고 구워낸다. 빵을 굽는 손에 장애는 묻어나지 않는다. 이들이 굽는 빵이 더 향긋한 이유다.
그러나 이들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종이 쇼핑백을 만들어 왔다. 쇼핑백을 접기 위해 풀을 들었던 손에는 케이크 제작에 쓰이는 숟가락과 채가 들렸다.
'행복의 일터'는 케이크 제작 6개월 만에 '일'을 쳤다. 지난달 이들이 만든 쌀케이크가 대구경북 군부대에 독점 공급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방부가 쌀소비 확대와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병사들의 생일에 이들의 제품을 받기로 한 것이다. 벌써 1만개가 넘는 계약 실적을 올렸다.
50사단 등 대구경북의 군인들은 생일마다 이들의 쌀케이크를 받게 된다. 군대 부식 '맛스타'와 같은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장애 1급이 대부분인 중증장애인으로 구성돼 교육부터 힘겨웠다. 실제 이들은 지능지수 50을 조금 넘는 지적 수준을 갖고 있다. 반복 훈련을 통한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만한 부분이다.
케이크 모양 내기와 재료 측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모(27·달서구 용산동·지적장애 2급)씨는 "처음에는 먹고 싶어서 만드는 중간에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웃어보였다.
이들의 생산품을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는 쉽지 않지만 군부대 납품 등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더 많은 장애인들의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문이 늘면서 보수도 세 배로 올랐다.
이곳 신동혁 원장은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애인 일자리와 정부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입문의 053)554-1134.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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