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2地選 격전지] ⑦ 경산시장

입력 2010-03-17 09:57:35

崔시장 "무소속 출마 준비"-崔장관 "대항마 공천"

경산시장 선거구도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병국 현 경산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멀어진 사실에서 출발한다. 공천권을 행사할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 시장을 공천 대상에서 일찌감치 배제하고 그 대안을 찾고 있고, 최 시장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최 장관에게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침묵하는 최 시장

최 시장은 공천과 관련해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지난달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최 시장은 상급심에서 감형이 되지 않는다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 최 시장은 오직 출마 가능 수준으로 형량을 낮추는데 주력하는 침묵모드다. 이 때문에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최대한 재판부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자세다.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고 있다.

최 시장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본연의 업무는 충실하지만 사실상 멀어진 한나라당과는 별다른 접촉을 하지 않는 것도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얽히고설킨 인연

최 장관이 최 시장의 대항마로 내놓을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윤영조 전 경산시장과 이우경 전 경북도의원이 앞서 있다. 두 사람은 개인적인 관계도 좋지 않다. "힘을 합쳐 최 시장에 대항해야 할 사람들이 사적인 감정에 얽매여 서로를 헐뜯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최 장관이 지난달 두 사람을 불러 힘을 합칠 것을 주문하면서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선거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킨 적도 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최 시장에 맞설 카드로는 다소 약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경산 출신인 송강호 전 강원경찰청장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또 여전히 제3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 전 시장은 지지율에서 최 시장과 대등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최근 5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20%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최 시장을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만한 성격으로 지역의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는 "경산을 학원 및 교육도시로 성장시킬 비전이 있고, 국가산업공단 조성을 통해 대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4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하지만 그는 "2007년 9일 형이 실효됐고, 최근 중앙당에 문의한 결과 공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 흠이 있지만 최 시장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인물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도의원은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경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을 늘려 서민들이 잘 사는 경산을 만들고, 실물경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 소재한 1천800여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에서 윤 전 시장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일거에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내심 윤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건으로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대안부재론에 의한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선출직답지 않게 너무 뻣뻣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소 직설적이지만 강한 성격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시장이 되면 현재 운영하는 기업을 백지신탁해 시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학 전 경북도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도의원은 15, 16대 국회의원 출마 경력이 있다.

경산·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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