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학생들 귀가 조치
"선생님이 오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갈래요."
폭설이 내린 10일 오전 경북 칠곡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 이 학교에 다니는 동수는 이날 아침 눈길을 헤치고 일찍 등교했지만 곧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교시 수업종이 울리고 급우들과 함께 한참 동안 선생님을 기다렸지만 뵐 수 없었다. 학교 측으로부터 뒤늦게 휴업 통보를 받은 동수는 다시 눈길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9, 10일 폭설로 휴업한 경북도 내 상당수 학교가 학생들은 제때에 등교했는데 교사들이 출근하지 못해 휴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설로 경북의 경우 초등학교 110개교 전면휴업, 28개교가 부분휴업에 들어갔고 중등학교는 35개교가 전면휴업을 했다. 그러나 몇몇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제때 통보하지 않은데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등교시간 이후인 9시 30분이 돼서야 휴업 현황을 올려 학생들이 등교했다 다시 귀가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대구 인근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이 대부분 출석했지만 장거리 통근을 하는 교직원들의 출근사정을 고려, 휴업에 들어가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청도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큰눈이 내리지 않아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줬는데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담임교사가 출근을 못 하는 바람에 다시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불평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대구에서 차를 타고 엉금엉금 가고 있는데 아이들이 전화를 걸어와 '우리는 다 와있는데 선생님은 왜 안 오세요'라고 묻는 바람에 무척 미안했다"며 "대구에 사시는 교장선생님도 출근을 하지 못해 집에서 휴업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특히 대구 인근인 영천(3.8㎝), 청도(3.4㎝)지역은 적은 눈이 내렸는데도 11개 초교가 전면 휴업했고 3㎝ 적설량을 보인 칠곡지역 역시 4개교가 휴업했다. 반면 적설량 9.5㎝의 큰눈이 내린 대구의 경우 휴업한 학교가 남양학교 1곳뿐이었고 구미(8.9㎝), 문경(10㎝) 지역도 10㎝가량 폭설이 내렸지만 전 학교가 정상수업을 했다. 교사들이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학교 상당수가 휴업한 것이다.
경북지역 한 초교 교장은 "아침 일찍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교사들에게서 출근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 끝에 휴업하기로 결정했다"며 "시간 여유가 없어 학부모 가정에 일일이 휴업사실을 통보하기 힘들어 마을 단위의 안내 방송 등을 통해 휴업 사실을 알렸지만 많은 학생들이 등교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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