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고 봄비까지 내리던 이달 6일 김미숙(48·달서구 송현동)씨는 잃어버린 강아지 '가우'생각을 하며 슬픔에 잠겼다. 김씨는 2005년 우연히 유기견을 키우게 되었다. 요크셔테리어 수컷이었다. 김씨 가족은 키우던 애완견이 있었던 터라 안타깝게 여기며 돌봤다. 이름은 가우라고 불렀고 사랑을 쏟았다.
2년 후인 2007년 6월 중순, 당시 가우에게 질병이 생겨서 자주 가던 병원을 찾았다. 동물병원장은 자신이 대신 키워주겠으니 맡기라고 했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는 자신보다 동물병원 원장님께 맡기는 것이 낫겠다는 믿음에 선뜻 맡겼다.
그리고 한 달 후쯤, 김씨가 병원을 다시 찾았을 때 김씨는 깜짝 놀랐다. 병원이 온데간데 없어져 버린 것.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아 찾아갔으나 김씨는 여기서도 가우를 보려했지만 볼 수 없었다. 잘 있다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지만 그저 잘 있으려니 믿었다. 김씨의 요구가 계속되자 지난 2월, 원장은 청천벽력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자신이 돌보던 며칠 만에 가우가 가출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우가 사라진 곳은 비산4동.
벌써 2년 반이나 지났는데 어디로 갔을까? 김씨는 다급해졌다. 더 늦기 전에 가우를 찾기 시작했다. 나이(6년)와 특징, 실종시기와 위치 등을 적은 전단지를 일간지에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이미 2년 6개월이나 지난 후라 강아지의 모습은 물론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희망을 가졌다. 한편으로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사정상 남의 손에 맡겼지만 늘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게다가 잃어버렸다니 너무 미안하고 불쌍해요." 김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단지를 배포한 다음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시 유사한 강아지가 집으로 들어와서 제일고등학교(구 경상여상) 앞 한 애견숍에 데려다 줬다는 제보였다. 김씨는 확신을 갖고 숍을 찾았다. 숍주인은 기억을 더듬었다. 부산말씨의 젊은 청년이 같은 종의 요크셔테리어를 데리고 왔다가 가우를 분양해 갔다고 했다. 더 이상은 알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구동물보호협회를 찾았었고 전단지를 들고 실종 주변 동물병원과 애견숍을 뒤졌지만 허사였다.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김씨. 주변에서는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포기하라고도 한다. 하지만 김씨는 포기할 수 없다. "퇴근해 오면 가우가 제일 먼저 꼬리치며 반겨줬는데. 자식같이 여기며 살아왔어요. 누군가가 잘 돌보고 있다면 꼭 한번만이라도 가우를 봤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어요" 라며 김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른 유기견들도 데려와 돌보고 있는 김씨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지인들에게 말한다. 끝까지 함께 살면서 책임질 수 있는 신중함이 꼭 필요하다고. 김씨는 "저 또한 진정 동물들을 위해줬는지 저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며 숙연히 말했다. 김씨 가족은 지금도 가우를 애타게 찾고 있다. 연락처 010-4727-1041.
글·사진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도움: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