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은 2900만원 전세금뿐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부자 부모를 만나는 것, 둘째, 부자 배우자를 만나는 것, 셋째 로또에 당첨되는 것.
나는 이 세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는 아주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직장 다니면서 알뜰살뜰 돈을 모으고, 안 먹고 안 입고, 기름 한 드럼으로 신혼 3년을 살 정도로 악착같이 살았다. 나에게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꿈이고 희망이었다.
15년 전 2천900만원 전세가 전부였고 우리 부부는 연봉을 합해야 고작 대기업 직장인 한 사람 연봉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돈을 손에 쥔 채 안달복달하고 살다니, 이런 납득하기 싫은 처량한 현실은 미래를 불안하게 했다. 과거와 현실이 정말 허무하기만 했다. 그리고 나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많은 사람들이 일찍 부동산 등 재테크에 눈을 떠 잘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와는 현실이 다른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돈 버는 방법을 연구했다.
대전환이 필요했다. 내 사고방식을 바꾸었다. 이유 없이 두려워하던 부자들을 만나고 싶었고 그들을 만나 재벌이 되고 부자가 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쏟았다. 서점에 가서 재테크 서적을 여러 권, 아니 나중엔 시간만 나면 서점에 갔다. 어떻게 해야 돈을 버는가. 방향을 잡기 힘들었고 명쾌하게 이것이다 일러주는 책을 찾지 못했다. 부자란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과장하자면 숨쉬는 시간 내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무릎을 탁 내리쳤다. 돈을 벌려면 미래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일 먼저 경제현상을 공부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이 부동산값이 상승한다는 것이었다. 과거엔 가장 읽기 싫었던 경제신문과 일간지 경제(부동산)면을 두세 번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관심조차, 아니 20대 초반에는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기사와 칼럼들을 정독하고 스크랩했다.
당시 국내 부동산은 몇 년간 침체국면에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일어나고 있었다. 청약통장이 뭔지 자연 관심을 갖게 됐고, 미분양이 뭔지 그때 처음 알았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땐 무턱대고 전문가들을 찾아가 물어봤다. 당시 서울은 주택보급률이 형편없이 낮고 당시 집값 대비 전세금의 비율은 70%를 웃돌고 있었다.
이런 모든 상황을 분석하게 되면서 부동산은 수요가 늘 때 공급량을 단기에 확대시킬 수 없는 가격 비탄력적인 재화이기에 수요와 공급을 지켜보면 가격 동향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고, 부동산 재테크로 방향을 잡았다. 기대되는 이익을 계산하기보다 일단 부자가 된 사람들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돈 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첫 투자는 돌이켜보니 실패였다.
권선영'다음(Daum)카페 왕비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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