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런 性상담] 잠자리 대화법

입력 2010-03-11 08:54:43

성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부부가 같이 내원한 경우 대부분 남편의 무관심과 부인의 무반응이나 변화거부 등이 서로 간에 주요 원망 대상이다. 잠자리에서 섹스를 나누기 전에 전희가 중요하다는 것은 요즘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키스나 애무는 우리네 성문화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익숙한 행동양식이 아니다. 정열적인 키스는 섹스로 간주하지 않고 삽입성교만 섹스로 생각하는 고정관념도 적지 않다.

섹스를 나누기 전에 남편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키스, 대화, 애무 등이 순위에 꼽힌다. 키스가 단연 1위인 이유는 욕망과 열정, 부드러움, 분위기 모두를 가장 잘 표현하는 사랑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키스와 대화가 없는 섹스는 섹스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남성들은 이 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삽입만 시도하는 한국 남성에 대한 비판이 많다. 한마디로 5분도 안되는 전희에 3분 삽입, 후희도 없음은 너무 약하다. 규칙적인 성생활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한다. 마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듯이 내 온몸을 한바퀴 휩쓸고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은 어떤 운동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강렬해서 기분이 좋은 것이다.

신세대 젊은 부부들이라면 한번의 열렬한 키스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생활이 진화할수록 오히려 건전한 섹스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박탈되고 있다. 대신 대리만족을 통해서 얻는 자본주의적 섹스산업은 늘어나고 있다.

섹스리스를 호소하는 부부가 증가하는 것도 경제산업의 발달과 일치하는 징후 가운데 하나이다. 출산과 동시에 찾아오는 양육의 부담, 내집 마련, 직장의 정리해고 등 각박한 생존 본능에 식어가는 부부 애정도 한몫하여 결혼 후 몇 년만 돼도 섹스리스가 되는 커플이 늘어가고 있다. 수십년 전 구미 선진국에서 시작된 독신과 동성애 기타 변태적 행위들이 남의 나라 일 같았는데 이제는 바로 눈앞의 우리 현실이 되고 있다.

부부가 성 문제를 두고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서로를 탓하지 않는 것이다. 섹스가 부족하다면 더 많은 섹스를 하고 싶다든지 또는 당신이 가끔은 먼저 원하는 섹스를 말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것이다. 상대방이 비난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1인칭 화법으로 섹스 트러블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박 철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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