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이랜드·새 길 가는 화성산업 '연착륙' 관심

입력 2010-03-09 10:54:24

동아백화점 매각 '기대반 우려반'

이인중(오른쪽) 화성산업 회장이 8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동아백화점 매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착잡한 심정으로 눈을 감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반면, 오상흔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을 마시며 잠시 숨을 돌리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인중(오른쪽) 화성산업 회장이 8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동아백화점 매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착잡한 심정으로 눈을 감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반면, 오상흔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을 마시며 잠시 숨을 돌리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화성산업 내 유통부문의 이랜드 인수는 대구경제에 기대와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경제계와 시민들은 이랜드라는 대기업의 지역 기업화가 가능할지, 지역 대표기업인 화성산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쏟고 있다.

◆고용승계 명문화, '그래도 혹시'

화성산업이 이랜드를 매각 파트너로 고른 것은 '고용승계'문제 때문이었다. 화성산업 이인중 회장은 "이랜드 그룹 외에도 다른 기업들과 절충이 있었지만 포괄적 영업양수도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랜드를 최종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의 동아백화점 수성점 인수나 홈플러스의 동아마트 수성점 인수 등의 부분매각 타진이 있었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고용과 협력업체 등을 모두 승계할 수 있는 매각 방식이 필요했던 것.

화성산업 관계자는 "이번 매각 협상에 있어 가격보다 우선했던 과제가 바로 고용승계 부분이었다"며 "680명 정규직원과 450여명에 달하는 용역직원까지 모두 승계하는 것으로 명문화했기 때문에 가격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양보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헐값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회장은 "가격 부분에 진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양측이 최소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답했다.

화성산업과 이랜드가 고용승계 사실을 명문화함에 따라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노사 갈등의 소지는 상당부분 해결됐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비정규직 계약자 및 계산원 외주용역 등으로 빚어진 홈에버 사태 등을 통해 이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며 "다행히 100% 고용승계를 명문화해 한숨 돌렸지만 몇 년 후 구조조정 당하지나 않을지 모두들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아쇼핑점에 대한 부분 소유권도 그대로 승계됐다. 현재 쇼핑점 소유권을 가진 영업·임대업자는 전체 매장의 14%에 달한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이랜드도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고 그대로 영업권과 임대권을 승계하기로 해서 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산업의 향후 전망

화성산업은 회사의 성장 동력을 건설과 신재생 에너지사업 분야로 양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갖고 있는 건설 부문의 기반을 건실하게 다지는 한편 솔라셀과 LED분야 진출을 통해 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 이미 화성산업은 환경·플랜트 부문에서 대구 신천하수처리장과 달서천고도처리장, 안동 배합사료공장, 대구축산도매센터 등을 시공한 바 있다. 또 하루 16만㎥의 가스를 생산하면서 연간 50억원에 이르는 온실가스배출권 부가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는 LFG자원화시설 사업에 투자·시공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플랜트 기술에도 진출해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정부가 녹색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요즘 건설 부문에서도 친환경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부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구시 역시 이런 신사업 유치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만큼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랜드, 지역밀착화 가능할까?

앞으로 이랜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지역 공헌도가 높았던 화성산업의 유통부문을 인수하는 만큼 어떻게 지역사회에 동화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오상흔 대표는 이런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침체에 빠진 기업들을 정상화해 경쟁력을 갖도록 하고, 추가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고용을 창출해 내는 것이 가장 지역사회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랜드복지재단을 통해 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은 이랜드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실천해 온 일"이라고 밝혔다.

지역 섬유·패션산업과 연계 사업 추진에 대한 의향과 관련, 그는 "현재 이랜드 패션부문(봉제공장)은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이 있다면, 지역기업들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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