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申총장 아들 외국인 특례교수 임용 '후계자 논란'

입력 2010-03-08 09:45:11

"가족경영" vs "소설 수준"

"자격은 충분하지만 그래도…."

신학기를 맞은 계명대가 때아닌 '후계자 논란(?)'에 휩싸였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의 아들인 신진기(42)씨가 지난해 외국인 특례 교수로 임용돼 교통공학과 조교수로 3월부터 강의를 맡기 때문이다. 대학 구성원들은 일단 신 교수의 임용 자격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신 교수는 고교 졸업 후 미국 미시건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장학금까지 받으며 박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 교통국에 근무하다 교수로 채용됐다. 교통공학과 교수들은 "신 교수는 학과 추천으로 임용됐으며 외국인 특례 교수 채용은 영어 강의 강화를 위해 지난해 전 학부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신 교수는 전공이 대중교통이며 이 분야에서 국제적 귄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총장 아들이 아니라면 지방대 차원에서는 영입이 불가능한 전문가라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신 총장의 뒤를 잇기 위해 교수로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학문적 차원에서 신 교수 영입이 계명대 위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임용만으로 후계구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 교수의 누나도 미술대학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어 3대째 '가족 경영'이라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 신태식 박사와 신일희 총장 부자는 40년 가까이 계명대를 이끌고 왔기에 신 교수의 후계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 총장의 대학 복귀 이후 계명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현상황에서는 '후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약하다. 하지만 신 총장 퇴임 이후에는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신 교수의 총장 후계설은 '소설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총장은 정교수만 자격이 있고 학칙상 부교수를 거쳐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이 소요된다"며 "총장 후보도 교수와 재학생, 졸업생들로 구성된 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야 해 구성원 동의가 없다면 후보 자격조차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일희 총장은 1978년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총장직을 맡은 이후 6번째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으며 부친인 고 신태식 박사는 1961년 계명대 전신인 계명기독대학 3대 학장으로 취임해 종합대 승격 때까지 학장을 맡았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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