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학교 가정환경조사서 학부모 사생활 노출 감안해야

입력 2010-03-08 07:55:22

해마다 신학년이 되면 학생들이 상급 학교나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학급 담임선생님들이 학생지도 자료수집용으로 가정환경 조사서를 작성토록 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사촌 동생이 학급 담임교사가 보내는 가정환경 조사서를 가져왔는데 이를 적는 부모들의 마음이 불편하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재산관계, 거주지 등을 적을 때는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전에 보릿고개나 한창 경제개발 시기에는 생활이 어려워 학업은 꿈도 꾸지 못한 부모들이 많았다. 그래서 요즘 초·중·고생들의 부모 세대인 30~50대는 가정 환경에 따라 학력 격차가 크며 사회적인 지위 변화와 직장 이동도 아주 많은 편이다. 부모의 학력을 가정환경 조사서에 적을 때는 꺼림칙하며 직업란에 구체적으로 적으라 할때는 부모의 입장에서 마치 자녀에게 죄를 지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한다.

재산 정도에서도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자녀들에게 구체적으로 적어 오라는 것은 자칫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담임선생님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가정환경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학부모나 아이들이 밝히기를 꺼리는 민감한 부분은 제외했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이혼이나 재혼 가정도 늘고 있고 부모들의 직장 이동도 많으므로 획일적으로 가정환경을 조사하는 것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차라리 조용히 불러 일대일로 상담하면서 진실되게 말해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우도형(대구시 서구 비산동)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