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대구시가 추모비와 기념탑 등을 연관성이 없는 장소에 마구잡이로 세워놓고 방치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추모와 기념은 하지 못하게 하는 '묻지 마 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겠다.
자랑스러운 역사는 길이 새기고 부끄러운 기억은 되새겨 다시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추모비와 기념탑을 세운다. 모든 지역에는 자랑스러운 역사와 부끄러운 기억이 공존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2'28민주화운동은 자랑해야 할 대구의 문화유산이며,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나 중앙로역 화재 참사는 참담한 실패의 역사다.
기념탑과 추모비는 그 현장에 세우는 게 옳다. 사정이 여의치 못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던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부지 한쪽에 '메모리얼 센터'를 세워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의 기념탑과 추모비는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 2'28기념탑은 명덕네거리에서 두류공원으로 옮겨졌고,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위령탑은 달서구 월성동 학산공원에 세워져 기념도 추모도 할 수가 없는 공간이 되고 있다.
더욱이 학생 42명을 포함해 101명이 희생된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희생자 유족들은 사고 10주기를 맞은 2005년 마지막 추도식을 가진 뒤 더 이상 추모 행사를 갖지 않기로 해 잊혀진 사건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건과 사고 현장에 추모와 기념의 정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이나 조형물 등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2'28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요구대로 지하철 1호선 명덕역을 '2'28역'으로 역명부터 바꾸자.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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