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아파트 서당 덕에 애들이 달라졌어요"

입력 2010-03-05 07:30:45

대구 달서구 대곡화성파크드림 한자·예절교실 인기

어린이들이 한자공부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한자공부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耳不聞人之非(이불문인지비)하고 目不視人之短(목불시인지단)하고 口不言人之過(구불언인지과)라야 庶幾君子(서기군자)니라."

"귀로는 남의 나쁜 것을 듣지 말고, 눈으로는 남의 모자람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거의 군자에 가깝다."( 명심보감)

대구시 달서구 유천동에 위치한 대곡역 화성파크드림 아파트는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두시간씩 아파트내에 설치된 한학촌에서 입주민 자녀 20여명이 선생님과 함께 명심보감을 공부하는 소리다. 지금은 개학을 한 어린이들은 없지만 글 읽는 소리는 여전하다.

어린이들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한문 공부지만 선생님이 먼저 읽으면 따라서 소리내어 한목소리를 낸다. 뜻을 설명하고 교재에 한 글자씩 한자를 써내려 가는 모습은 꽤 의젓하다.

이 아파트는 대구 최초로 계명대 한학촌 교육 시스템을 연계해 '계명 한학촌'을 개설, 올해 1월 입주민으로부터 수강과목을 신청받아 문을 열었다.

이번 1학기에는 어린이를 위한 명심보감, 천자문과 성인을 위한 서예, 다도예절, 닥종이 공예 등 5개 과목을 16주 과정으로 오전(어린이)과 저녁(성인)반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김예솔양은 "아파트안에서 천자문을 배우니 정말 기뻐요. 중학교에 들어가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을 먼저 배워 좋다"며 한자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읽고 따라 쓴다.

한자 공부뿐만 아니라 수업시작과 함께 모두 일어서서 공수(拱手·손을 마주잡는 법)와 인사법 등 우리 기본예절도 배운다.

명심보감을 배우는 장나영(유천초, 4년)양은 "인사하기 전에 공수 때 여자는 오른손이 위에 가고 왼손이 아래로 가고 나쁜 일이 있을 때는 반대라는 것도 배우니 색다르고 우리 아파트에 이런 한학촌이 있어 좋다"며 "친구들도 부러워하고 다음에 다른 과목도 시간이 되면 꼭 배우겠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입주민들의 취미생활을 돕기 위한 서예(월)와 다도예절(화), 닥종이 공예(목)가 두시간씩 진행된다.

이현우 입주자 대표회장은 "앞으로도 사서의 이해나 단소 등 한학촌에 맞게 입주민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권오섭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도움: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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