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통가에 거대 자본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내년 8월 개점하는데다 신세계백화점까지 대구 진출 계획을 밝힘에 따라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유통가 공룡기업들이 대구에서 격돌하게 될 전망이다. 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역시 연내 추가 개점 계획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박건현 대표는 최근 부산 센텀시티 개점 1주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 진출을 위한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몇 년간 떠돌던 신세계백화점 대구 출점설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02년부터 대구백화점과 제휴를 통해 대구 시장에 대한 탐색을 계속해 온 바 있다. 대백과의 제휴는 올 9월 말로 종료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입지는 수성구가 가장 유력하다. 박 대표는 "이미 롯데백화점이 대구역의 대구본점과 상인점, 동성로의 영플라자 등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백화점도 진출해 있는 상황에 후발주자로서 이들과 경쟁에서 앞서려면 최근 상업지역으로 급부상한 수성구 이외는 없다"고 이날 말했다.
몇 년 동안 시장탐색만 해 오던 신세계가 '대구 진출'을 발표한 것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부지 매입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재개발 계획에 따라 부지 보상이 진행 중인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건설이 쉽지 않은 땅을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건설 중인 수성구 'SK 리더스뷰' 지하에 대형소매점을 오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직 정확하게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며 "아파트 입주가 9월 말로 예정돼 있는 만큼 여름쯤이면 입점 여부가 확실해 질 것 같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발표에 지역 유통가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장 내년 8월 예정된 현대백화점 개점으로 인해 심한 타격을 받을 지역 백화점들은 신세계의 진출 소식에 당황하며 정보수집에 비상이 걸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지역 백화점이 살아남은 곳이 대구밖에 없다고 하는데, 이제 대구마저도 거대 유통자본의 손아귀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다 롯데가 건설 중인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내 명품아울렛과, 동구 율하동 롯데쇼핑몰까지 가세하면 대구는 거대 유통자본들의 '각축장'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변변한 경제 기반도 없는 대구에 소비시설만 자꾸 들어서 걱정"이라며 "생산도 없이 소비만 늘어나다 보면 이미 인천에 3대 도시의 명성을 내준 대구가 더 뒤처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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