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사로잡은 '달구벌 선율'…대구시향 '2011 세계육상 홍보'

입력 2010-03-03 09:48:54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일본 순회 연주가 2일 오후 오사카 심포니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사진은 리허설 장면. 최병고기자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일본 순회 연주가 2일 오후 오사카 심포니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사진은 리허설 장면. 최병고기자

대구 클래식이 오사카의 심장을 두드렸다.

2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大阪)시 외곽의 오사카 심포니홀. 오사카에서도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클래식 전용관인 이 연주홀에서 1천7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운명' 교향곡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날 음악회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해 대구시향이 마련한 오사카-도쿄 등 일본 순회 연주의 첫 무대. 오사카는 대구에 앞서 200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먼저 치른데다, 대구시향 창단 46년 만의 첫 해외 연주 도시로 기록을 남기게 돼 각별함을 더했다. 특히 이번 대구시향 연주회는 전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돼 현지 일본인들의 깊은 관심을 반영했고, 오사카 음대, 효고육상경기협회, 오사카 시의회, 산케이 신문, NHK 방송국 등 현지 관계자들과 오영환 오사카 총영사 등이 초대돼 의의를 더했다.

주 오사카 김종호 한국문화원장은 "오사카에서 한국의 교향악단이 단독으로 연주회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1천400여장의 초대권이 배포되는 등 일본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객석에는 40~60대 중장년층이 다수를 차지했고, 젊은 일본인 관람객도 많았다.

연주회는 경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란' 서곡으로 객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아니스트 한동일 협연으로 이어진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익숙한 멜로디와 로맨틱한 선율로 밝은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클라이맥스는 단연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 격정적인 1악장에 이은 우아한 2악장, 빠르게 질주하는 3악장과 4악장이 마침내 끝을 맺자 객석에선 참았던 갈채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나카무라 다카요시 오사카 음대 학장은 "오사카 대학과 계명대가 자매결연 관계여서 대구는 친숙한 도시"라며 "피아노 협주곡에서의 현악기, 특히 첼로 파트의 연주가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와 오사카는 각각 서울과 도쿄에 필적하는 지방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최근 한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처럼 대구시향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곽승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도 이날 연주에 깊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곽 지휘자는 "이처럼 음향적으로 완벽한 홀에서 연주를 갖는 경험은 시향 단원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연주를 통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널리 홍보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립교향악단은 4일 오후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연주회를 하고, 5일 귀국한다. 일본 오사카에서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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