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아하게, 혹은 아름답게?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저자는 우리에게 만화를 통해 '시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만화에는 9명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공무원, 주부, 출판사 편집자, 홀몸노인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녀들은 그러나 행복하지 못하다. 한 주인공은 백화점 판매원으로 고되게 일하지만 끊임없이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
평범한 주부인 또 다른 주인공은 시어머니에게 식모 노릇하며 시들어간다. 주인공들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살은 온다'(최승자, '삼십세' 중)고 되뇌거나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고 체념하기도 한다.
각 단편들끼리 희미한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앞편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뒤편의 주인공이라는 식이다. 이처럼 남들에겐 스쳐가는 단역일 뿐이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에선 주인공이다. 남루한 일상에서 건져올린 시와 삶의 만남이 눈물겹다. 175쪽, 1만2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