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과욕 득보다 실…한발한발 마라톤처럼 뛰자
#학년 초, 잘해 보려는 의욕이 너무 지나쳐서 모든 면에서 무리하기가 쉽다. 수면 양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실천이 어려운 학습 계획을 세우면 생활의 활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결국엔 학습 의욕조차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신학기를 맞이하는 학생은 출발점에 선 마라톤 선수와 같다. 초반 레이스에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체력 안배에 실패하면 결승점까지 달릴 수 없다. 평상시에는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승부처에서 힘을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올 한 해를 활기차게 잘 보내면서 좋은 성적으로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유의사항을 정리해 본다.
▶모든 길은 학교와 교실에 있다.
모든 것을 학교에서 해결하겠다는 생활태도를 빨리 확립해야 생활이 안정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성적이 향상된다. 최근에 발표된 한 통계 자료를 보면 대구가 사교육비 지출 면에서 전국 최상위권에 있다. 여기에는 학교생활의 충실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그만큼 낮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학습과 관련된 것을 학원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올바른 생활 태도와 학습 태도를 확립해 모든 것을 학교와 가정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야행성 학생들 상당수가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 쉽다. 야행성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 쉽고 결국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입시 격언에 4당5락이라는 말이 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터무니없는 말은 없다. 필요한 수면 양은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낮 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최소한 6시간 이상 자야 한다. 학년이 낮을수록 더 많이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결국엔 무기력증, 의욕 상실증, 두통 등과 같은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밤에 자지 않고 낮에 조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낮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밤에 푹 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학년 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확립하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고치기가 매우 힘이 든다.
▶학습계획
학기 초에 너무 욕심을 내어 실천 불가능한 계획을 세워놓고 무리를 하다가 결국은 한두달 뒤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달성하는 생활 습관을 초·중학교 때에 확립해야 한다. 스스로 세운 계획에 대한 성취감은 피로를 잊게 하며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학습계획은 1주일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주말에 스스로 평가하여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다 실천했다면 푹 쉬는 습관을 확립하면 생활이 즐겁고 활력이 유지될 수 있다. 자기주도형 학습 습관은 계획의 수립과 실천, 그에 따른 평가를 학생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확립된다.
▶자기주도적 학습
현재는 개인의 건강관리도 종전의 치료모델에서 예방모델로 접근 방법이 바뀌고 있다. 개인의 유전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 방법을 처방해 주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여 병의 발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기본 모델이 되고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초중학교 때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미리 확립해야 학년이 올라갈수록 보다 수월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초중학생 때는 방치에 가깝게 내버려 두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고3 때 과외를 받고 새로운 학습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초중학교 때의 기초 학력과 학습 습관이 고교생활 전반은 물론이고 대학입시의 승패까지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정 분량의 학습량을 단숨에 독파하는 능력이 과거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과거에는 우수한 학생들 대부분이 일단 책을 손에 잡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반드시 끝을 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수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거의 대부분 일정을 혼자 관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학습의 상당 부분을 남으로부터 도움 받고 관리 받는다. 과목마다 공부하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정해놓은 분량만큼만 따라가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무엇을 혼자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게 되었다. 학원이나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그 학원의 교육 과정이 학생으로 하여금 얼마나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하는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아침은 꼭 먹자
습관적으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가능하면 아침을 먹게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에는 몽롱한 상태로 집중을 못 하기가 쉽고, 점심때는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오후 시간에는 폭식의 영향으로 졸음을 견디기가 어렵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은 하루 종일 비몽사몽의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어나서 바로 식사를 못 하면 학교에 가서라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이 일반적으로 성적이 높다는 사실은 여러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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