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알레르기 환자들은 더욱 괴로워진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유행하고 피부가 가려워 고생하거나 천식이 재발하고 특정 음식물만 섭취하면 두드러기가 나는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부쩍 늘어나기 때문.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갑작스레 신체활동이 늘면서 과로나 몸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알레르기 환자가 대략 5, 6명 중 한 명꼴로 알려지는 등 아주 흔한 질환이다.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환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계절적으로 봄철에 흔히 발생하며 증상도 악화된다"며 "농촌보다 도시 사람에게 더 흔하며, 최근 20~30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점으로 미뤄 환경이 특히 중요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해 천식, 결막염이 있으며 대기가 건조해짐에 따라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아토피 피부염도 대표적이다. 이번 회에는 알레르기 비염, 다음 회에는 천식, 결막염, 아토피 등에 대해 치료 및 관리법을 알아본다.
◆10명 중 2명꼴로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한국인의 20% 이상이 가지고 있는 흔한 병으로 가장 대표적인 봄철 알레르기 질환이다. 주로 지속적인 맑은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코 가려움증 및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다. 목과 눈 가려움증과 마른 기침, 두통, 비(鼻)출혈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어린이는 손바닥으로 콧구멍을 위로 미는 버릇이 생기고,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며, 치열이 잘 맞지 않게 된다. 심한 경우, 콧등에 주름이 생기는 등 얼굴 형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는 "봄철만 되면 아침에 코안이 간지럽고, 재채기가 연속적으로 나며, 맑은 콧물이 흐르면서, 코 막힘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며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항원은 피부 반응 검사 등을 통해 찾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해 불편함이 줄었다"고 했다.
대부분 환자들은 알레르기 비염을 심각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감기를 자주한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환경이 서구화되고, 공해 및 인스턴트 음식과 항생제 오남용이 많아지면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대기 중 존재하는 특정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만성적으로 재발해 코 질환(부비동염, 비용종), 귀 질환(중이염),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비염과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은 대기 중 항원 때문에 생긴다. 대기 항원은 꽃가루, 곰팡이, 집먼지 및 집먼지 진드기 등이 있다. 습도가 높아지고 갑작스레 온도가 변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부지런한 관리가 필수
알레르기성 비염은 크게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알레르기는 4, 5월에는 나무 꽃가루, 8~10월에는 잡초 꽃가루가 주원인. 일년 내내 발생하는 통년성 알레르기는 집먼지 진드기, 동물털, 바퀴벌레 등이 원인이다.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주거 환경이 바뀌면서 일년 내내 환자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약 75%,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경우 50% 정도에서 자녀도 알레르기 질환을 갖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5세 이전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10세 이전에는 남자에게서, 10~20세까지는 여자에게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처럼 치료가 어렵다. 먼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 집먼지 진드기는 25℃, 50% 이상의 습도에서 생존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의 조절이 중요하다.
주된 진드기 서식지는 베개, 이불, 카펫, 천으로 씌운 가구, 장난감, 직물 커튼 등. 침구류를 55도 이상에서 세척하거나, 진드기가 자랄 수 없는 특수 커버를 씌우는 것이 좋다. 진드기 구충제와 분해제도 일시적으로 진드기의 농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 항원은 동물을 피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동물이 있다면 우선 매주 목욕을 시키고 동물과 접촉한 물건을 자주 씻어줘야 한다. 아울러 헤파(HEPA'high-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처럼 효율이 높은 공기 정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는 자라기 위해 적당한 온도, 습도,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한다. 습기 제거와 적절한 환기, 곰팡이 살균제 및 지하실'배선공간'욕실벽 등의 청결에 주의해야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철, 특히 꽃가루 밀도가 높은 이른 아침과 오후 2, 3시 무렵 외부 활동을 피하고, 헤파필터를 장착한 공기 청정기 등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어떻게 치료할까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신승헌 교수는 "약물 치료의 경우,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분무제가 있는데 최근 개발된 항히스타민은 졸음, 구강 건조감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분무제의 경우 3세 이하의 소아나 임산부는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무제도 전신 흡수가 많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고 많이 사용되고 있다. 면역요법도 있다.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데, 효과가 있지만 치료기간이 길어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궁극적으로는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환자의 면역능력을 키워서 증상을 없애고 약물 사용을 줄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병행해서 시행하기도 한다. 신승헌 교수는 "코뼈가 굽어있는 경우, 부비동염, 물혹 등은 반드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고, 비염이 오래 지속되어 코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심한 경우는 비갑개수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완치시키지는 못한다"고 했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임산부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생선알, 아몬드, 초콜릿 등)을 피하고 신생아의 경우 최소 3개월 이상 모유를 먹이고, 너무 빠른 이유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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