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논단] 당신은 스마트 하십니까?

입력 2010-03-01 08:00:00

필자는 휴대폰의 일부 기능만 숙지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디지털기기의 진화에 감탄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점점 이러한 문명의 흐름에 동승하지 못한 채 낙오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최근에는 전화, 인터넷서핑 및 메일 확인을 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는데 '이 스마트폰이 앞으로 얼마나 더 똑똑해질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세계는 스마트폰을 필두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및 스마트 시티(smart city), 워크 스마트(work smart) 등과 같은 스마트 열풍이 우리에게 불어오고 있다. 세계적인 IT글로벌 기업인 시스코를 비롯하여 삼성전자, 포스코 등은 이미 스마트 산업의 진출 및 스마트 경영을 선언하였고 이러한 스마트 물결은 산업'경제는 물론 정치, 문화, 교육 부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제 정부에서는 연간 3천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를 가동하여 모바일 스마트폰, 스마트 그리드 등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

스마트(smart)의 사전적 의미는 '민첩한'영리한' 또는 '창의적', '똑똑한'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개인이나 조직에서는 '생각과 행동방식을 지휘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며, 산업계에서는 'IT를 기반으로 이종산업 간 융합을 통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혁신하는 계획'을 의미한다.

한국은 인터넷 속도와 보급률이 세계최고 수준이고 IT를 비롯한 기계, 자동차, 조선 등 기간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어 IT기술을 이들 산업과 접목한다면 스마트 산업의 강국이 될 수 있어서 스마트산업을 하기에는 적합한 국가인 것 같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영남권은 국내에서도 스마트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남권에 육성 가능한 스마트 산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와 함께 낙동강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리버(Smart-river) 관련 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스마트 리버 산업은 낙동강을 3차원적인 하천지형관리시스템, 홍수예보시스템, 하천시설물안전시스템, 수질모니터링시스템, 강 주변 디지털 투어시스템 등 광통신망으로 네트워크화하여 하천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홍수 및 각종 재난에 안전관리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센서 및 네트워크산업, 3D산업 등 관련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둘째는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하는 스마트 하이웨이 구축 및 관련 육성산업을 살펴보자. 스마트 하이웨이는 IT기술과 미래자동차기술, 그리고 센서, 통신기술 등 관련기술이 융'복합된 미래형 첨단도로로 무정체, 무사고를 지향하는 도로이다. 구미의 IT기술, 대구의 네트워크기술, 영천의 자동차부품소재기술, 울산의 차세대그린카기술 등을 활용하여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스마트 하이웨이 시범 사업을 한다면 이에 따른 각 지역별 특화산업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교육산업을 들어보자. 스마트 교육산업은 광대역통신망을 이용한 쌍방향교육 시스템으로 요즘 각 회사 및 가정에 보급되고 있는 IPTV가 대표적이다. 스마트교육 시장의 규모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감안하면 천문학적 규모라고 판단되며, 관련 콘텐츠산업, 네트워크 및 단말기, 3D시장이 발전하는 산업 선순환을 이룰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또한 영남권에는 많은 대학이 있는데 각 대학별로 특성화 부분을 상호 네트워크화하여 학생들에게 폭넓은 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대학 간 학술'연구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의 진보뿐 아니라 조직 내외부의 스마트 문화의 형성이 함께 요구된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수천, 수만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시대이다.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이 용인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보수성이 강한 영남권에서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깰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외부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스로 움직이고 일을 신속하고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내부 혁신을 즐기고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어떠한 변화에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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