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교육 백년대계? 정년생계!

입력 2010-03-01 08:00:00

'진리입네'하며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격언이나 성어들이 갖는 꿋꿋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드물게 시대에 따라 해묵은 식상함을 주는 것도 있기는 하다. 가령 '남존여비'라든가 '암탉이 울면 집안이 어떻다'는 식의 말을 요즘 여성들에게 들이대다가는 발칙한 발상만으로도 매도의 대상이 될 게 뻔하다.

반면, 자원 내셔널리즘의 관점에서도 '농자 천하지대본'이 지당하듯이 '교육 백년지대계'는 누구나 인정하는 만고의 진리에 속한다. 그럼에도 그 말이 현실에서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 지 곱씹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이 백년대계가 되려면 교직자들의 자세가 그러해야 할 텐데,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교직을 '정년지생계' 쯤으로 간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변화에 무신경한 채 자기중심적 타성에 젖은 면을 엿보게 된다는 뜻이다.

지극히 사적인 단상이나 적지 않은 학부형들이 이 말에 수긍하는 것을 보면 내 주변에는 하필 흠 잡기 좋아하는 범주의 사람들만 몰려 있든가, 아니면 그런 지적이 빈말은 아니든가 둘 중 하나겠다. 결국 일부 교직자의 처신이 몰상식하다는 말을 에둘러 해 본 소리다. 더하여 그런 요소를 타파하고 그런 부류들을 솎아내지 못하는 그 집단의 질긴 관례는 질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전체의 격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교육의 정의를 감히 논한다면, 제자들의 머릿속에 맴도는 왕성한 의문부호를 하나하나 느낌표로 바꿔 가슴에 새기게 하는 행위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스스로에게 떳떳하여야 함은 불문가지다.

옛말에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랬는데, 그 세월만큼 기다렸으면 학부형으로서 교직에 대한 예의는 지킨 셈이다. 이제 그들을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띄울 때이다. 일부 교직자에게서 백년대계의 소신보다는 정년까지 철밥통을 끌어안고 나른하게 향유하는 행보를 목격하기도 하고 전해 듣게도 되는 한. 그럴 때면, 왜 이 사회는 개념 없이 인자한가 하는 의문에 빠진다.

마침 6월에는 지자체 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도 첫 주민 직선으로 치르게 된다. 교육정책 입안에 교육 수요자로서 학부형의 바람을 누가 제대로 담아내는가 하는 것도 선택의 잣대가 될 수 있겠다.

교육의 전문성 운운하는 닫힌 이론으로 무장한 채, 교직 경력자만이 피선거권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 앞에 한동안 졸렸다. 그 동안 하염없이 그래왔듯이 교직자들이 스스로 변하길 바란다면 오산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미덕은 무엇일까? 모름지기 교육이 명실상부한 백년대계의 위상을 다지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김일부 교육평론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