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증…美업체 "비행기로 빨리 보내달라"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계가 미국 내 소비심리 개선, 중국의 내수진작 정책과 함께 도요타 연쇄 리콜 반사이익으로 가동률이 높아지고 수출이 크게 늘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업체들은 납품을 빨리 해달라는 수입업체의 요청에 항공편으로 부품을 보내기도 하며, 연장조업은 물론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에서 자동차, 이륜차 등에 사용되는 오일씰과 오링 등을 생산하는 ㈜진양오일씰은 지난달 3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회사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 등 6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1월 매출액 중 37.9%인 12억여원어치를 수출했다. 수출액만 따지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3% 증가했다.
진양오일씰 이명수 대표는 "컨테이너로 월 2, 3회 수출 물량을 운송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수출 주문이 밀려 하루빨리 증설해야 할 실정이다. 수입업체들이 물량을 빨리 공급해 달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항공기로 제품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술력과 양산 능력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고 가격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으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퍼 등을 수출하고 있는 ㈜캐프도 수출물량이 늘어나 활기를 띠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한달 평균 매출이 60억∼70억원에 그쳤으나 그 이후에는 100억원을 넘었다.
캐프 옥선표 전무는 "미국 자동차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상태까지 완전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경기회복세를 보이면서 와이퍼 소비가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도요타 리콜 사태가 기회요인으로 작용해 미국 시장에서 수출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공단에서 미국 크라이슬러와 포드, 뉴GM 등에 자동차 엔진 방진 관련 부품을 수출하는 ㈜에나인더스트리는 지난해 9월부터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생산량이 500% 정도 늘었다.
이 회사 신승동 이사는 "수출 물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때 월 평균 2억~3억원에 불과했으나, 요즘은 23억원 정도로 10배 이상 늘었다"면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부품을 빨리 공급받기 위해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항공운송을 요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설비와 장비를 증설하고 6시간 2교대(12시간 근무)에서 7시간 3교대(21시간 근무)에 토요일까지 연장 조업을 하고 있다.
한국델파이 경우도 수출 물량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성낙곤 수출영업기획팀 수석부장은 "뉴GM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도요타의 리콜 문제로 자동차 부품 직수출과 완성차 상태로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년 동월 대비 30∼40% 늘었다"고 말했다.
㈜영진도 지난 연말 대비 30% 이상 생산 물량이 늘어 생산에 한계를 느낄 정도다.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수출증가율이 45% 정도 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도요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의 치명적 손상과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며 이로 인해 한국 자동차와 부품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완성차 업계의 경우 리콜 대상인 도요타의 '캠리'와 '라브 4'의 경쟁차종인 현대차 쏘나타와 투싼이 직접적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품 분야에서는 가격 대비 품질력이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도요타에 납품할 여지가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편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1월 대구경북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의 자동차부품 수출이 156.8% 증가했고, 특히 지난해 1월에 비해 대미 수출은 201.5% 늘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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