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잔액 8개월째 감소, 계좌도 19개월째 줄어
국내 펀드시장에 봄날은 언제 올까. 국내 증시가 회복 기미를 보일수록 적립식 펀드에 투자됐던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구나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가 펀드 투자를 꺼리고 있고, 장기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마저 환매가 이어져 펀드 시장 위축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월 말 적립식 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적립식 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12월보다 1조4천250억원이 감소한 68조6천570억원을 기록했다.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이 70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8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적립식 펀드 판매 잔액과 계좌 수의 감소세도 심상치 않다. 판매 잔액 감소는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05년 3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적립식 계좌 수도 19개월째 줄고 있다. 1월 말 현재 계좌 수는 1천158만개로 한달 만에 30만계좌가 줄었다. 특히 은행권의 펀드 판매 잔액은 한달 전보다 1조2천5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체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 감소 규모의 8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700선 위로 20조원 이상의 환매물량이 대기 중인 것으로 보고 잇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최근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5~60세 성인남녀 2천5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4%만이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2008년 77.7%가 투자 의사를 밝힌 데 비하면 절반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신규 펀드 출시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한달 평균 51개 펀드가 새로 출시됐지만 지난 1월에는 21개에 그쳤고, 이달 들어서도 25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펀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는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큰 손실을 입은 펀드가 속출한데다 불완전 판매 등으로 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의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초까지 집중 유입된 28조원의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원금만 회복되면 환매에 나설 기세라는 것. 증시흐름에 따라 1700선 근처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1600선 아래에서는 진정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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