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총…포항 경제계 '촉각'

입력 2010-02-25 08:17:36

53명 임원 중 임기만료 대상자 45명…30여 계열사 사장단까지 연쇄 인

포항과 전남 광양지역 사회의 관심이 26일 열리는 포스코 주주총회에 쏠리고 있다.

포스코가 이날 주주총회에 이어 임원인사를 단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 임원은 사내 등기임원 5명을 제외하고 연구직을 포함해 모두 53명으로 이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대상자는 45명에 달한다. 여기다 포스코 인사결과에 영향을 받는 30여개의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들까지 확대하면 인사 폭은 훨씬 커진다.

해마다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은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들의 임기를 1년으로 못박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1년짜리 임시직원(임원)이어서 주총에 자신들의 향후 거취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임기가 만료된 임원들의 입술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인사 대상에 오른 임원들은 지금 시기가 가장 긴장되고 초조한 때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주총 때 임원들을 전원 참석시키는데 주총 하루 전에 참석 대상자들에게 통보한다. 주총 참석을 통보받은 사람은 신규 임원에 선임되거나 재신임에 성공하는 것이 되지만 통보를 받지 못한 임원은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는 임원들은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계열사 임원들까지 연쇄적인 인사가 불가피한 것이다. 결국 임원인사 발표는 주총이 열리는 26일이지만 실제로 자신들의 운명이 판가름나는 것은 하루 전인 25일이 된다.

또한 포스코 주총 이후 단행되는 인사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재신임에 성공한 임원들과 신규 임원들에게 축전과 축하 화분이 쇄도하는데다 축하 식사자리까지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돈이 지역에 풀려 상인들이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어 관심도가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원들의 꽃인 임원은 동경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론 언제 옷을 벗어야 할지 모르는 신분이기 때문에 결코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면서 "25일이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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