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00주년 유품·사진전… 4월 26일까지 대구박물관
오는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앞두고 안 의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22일부터 4월 25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열리는 '순국 100년 안중근 국채보상운동, 동양평화로 피어나다' 특별전이 바로 그것이다.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이듬해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 의사의 생전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개막 하루 앞서 둘러본 전시장에는 안 의사가 남긴 진품 유묵(서예 작품) 15점, 의거 직후 체포 당시 및 일본 재판정에 선 모습을 담은 진본 사진 등 값진 자료들이 시기별로 정리돼 있었다. 안 의사는 사형 선고를 받은 2월 14일부터 3월 26일 눈을 감기까지 40여일 간 200여점의 서예 작품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은 50여점 정도. 이번 전시회에서 번갈아 선보이는 유묵 25점에는 낙관 대신 안 의사의 무명지를 자른 왼 손바닥 인장이 선명히 찍혀 있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가 활동한 무대는 현재 이북 지역과 중국 및 러시아 연해주 일대였다. 그러나 안 의사는 대구와 끈끈한 정신적 연대감을 갖고 있었고, 그것이 대구에서 이번 특별전이 열리는 이유다. 안 의사는 공판과정과 저술을 통해 '동양평화론'을 주창했고, 그 바탕에는 대구 국채보상운동과 천주교 신앙이 있었다.
대구의 거부 서상돈 선생 등이 국채를 상환해 국권을 회복하자며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은 지역 민중들이 쌈짓돈까지 내놓으며 전국적으로 열기가 번져간 민족 운동이다. 안 의사는 의거 두 해 전(1907년) 평안도 '국채보상기성회'의 관서지부장을 자청했다. 안 의사는 국채보상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동양평화론을 구상했고 "동양평화회의 재정 확보를 위해 회비를 모금하면 각국의 2억명 인민이 가담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대구박물관과 함께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는 "한·중·일 민중의 힘을 모아 평화기금을 조성하자는 동양평화론은 국채보상운동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대구에서 이번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필연적이자 당연한 일"이라며 "독립투사로서의 이미지뿐 아니라 계몽주의자, 평화주의자이자 유교와 천주교의 뜻을 하나로 담아내려 한 위대한 사상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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