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케스'는 탄광촌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외톨이로 살아가는 15세 소년이 어느 날 '케스'라는 이름의 새끼 매를 키우게 되면서 꿈과 희망을 되찾는다는 내용.
영국의 한 탄광촌에서 아빠 없이 배다른 형 주드와 엄마와 함께 사는 15세 소년 빌리(데이비드 브래들리)는 또래보다 유난히 작고 깡마른 아이다.
신문배달로 하루를 시작하는 빌리의 인생은 고달프기만 하다. 탄광에서 일하는 형 주드는 빌리에게 온갖 심술을 부린다. 신문배달을 해야 하는 빌리의 자전거를 타고 나가버리는 바람에 빌리는 아침부터 신문가방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남의 집 앞에 배달된 우유를 슬쩍해 끼니를 때운다.
엄마 역시 빌리에겐 관심이 없다. 탄광촌에서 매일 고된 노동을 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형과 엄마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잔을 마시는 것과 경마에 돈을 걸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공부엔 관심이 없는 빌리는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선생님께 혼나는 게 일상생활이 돼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냥을 하는 매의 모습에 매료된 빌리는 어미가 떠난 둥지에서 새끼 매 한 마리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한다. 빌리는 매에게 '케스'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주의 깊게 관찰한다. 서점에서 훔친 매에 관련된 책을 보면서 케스를 돌봐주고, 매의 성장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훈련도 시킨다. 그러나 경마에 베팅하라고 준 돈으로 빌리가 케스의 먹이를 사버리자 화가 난 형 주드는 케스를 죽여 버리고, 빌리는 둘이 함께 훈련하던 곳으로 가서 한쪽 구석에 케스를 묻어준다.
배리 하인즈의 소설 '매와 소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주인공인 빌리와 빌리의 유일한 친구인 케스의 관계를 꾸밈없이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켄 로치 감독은 자신의 두 번째 영화인 '케스'를 통해 영화감독으로서 뛰어난 재능을 알렸으며 원작자인 배리 하인즈가 직접 각본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켄 로치 감독은 만드는 작품마다 세계 유명 영화제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팬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으며,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70년작, 방송 길이 110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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