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시장 일본메이커 판매 급감…혼다·닛산까지 추락 덤터기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허모(32)씨는 수개월 동안 별러왔던 렉서스 구입을 최근 포기했다. 올 들어 도요타 급발진 사고와 관련한 대규모 리콜 소식이 쏟아지면서 불안감이 밀려왔던 것. 도요타 등 일본산 자동차의 중고차 가격이 수백만원씩 떨어진 것도 허씨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미국발 일본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의 불똥이 지역에도 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거의 전 차종에 걸친 결함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리콜 차량 대수가 850만대에 이르면서 일본차 판매가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일본차의 인기가 추락한 반면, 유럽차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일본차 울고=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 여파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도요타 자동차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 도요타 자동차의 신규 등록대수는 16대로 지난해 12월 기록한 32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9~12월 도요타 자동차 월 평균 신규 등록대수인 23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도요타 리콜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달 들어서는 16일 현재 신규 등록대수가 6대에 불과하다.
도요타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차도 덤터기를 쓰고 있다. 지난해 9월에서 올 1월까지 월 평균 23.4대가 등록했던 혼다의 경우 이달 들어 단 4대만 신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알티마 출시와 함께 판매 상승 곡선을 그리던 닛산도 이달 들어서는 불과 4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수입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공식 수입된 일본차는 리콜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데도 불신감이 여전하다"며 "고객들에게 우편 홍보물을 발송할 계획이지만 상당 기간 판매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혼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한 수입차 딜러는 "리콜 사태가 불거지면서 하루 3, 4건 이상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며 "혼다의 리콜 대상 차종인 어코드와 시빅은 2001·2002년형이기 때문에 2004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혼다코리아와 관련이 없는데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럽차 웃고=일본차의 판매는 제동이 걸린 데 반해 유럽차 판매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렉서스 등 고급차 수요가 벤츠나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유럽차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벤츠의 경우 이달 들어 벌써 16대가 신규 등록해 연말 차량 판매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해 12월(22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14대)과 11월(11대)의 등록 대수를 뛰어넘은 상황. 업계에서는 벤츠의 주력 판매 모델인 E300의 판매가격이 6천970만원으로 동급 차량인 렉서스 ES350(5천600만원)이나 GS350(6천200만원)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대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의 경우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 12월 12대에서 지난달 22대로 크게 늘었고, 이달 들어 이미 19대가 등록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 E클래스의 경우 한 달에 출고가 가능한 대수가 40대인데 비해 계약 대수는 60~70대나 돼 4, 5개월은 기다려야 신차를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리콜 사태 이후 판매가 30% 정도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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