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 ㈜무한기술의 생존전략

입력 2010-02-19 08:21:07

대기업서도 인정한 폐수처리 전문기술

창업 이후 매년 빠지지 않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오고 있는 ㈜무한기술 윤종천 대표이사(맨 앞쪽)와 직원들이 원심분리기를 점검하고 있다.
창업 이후 매년 빠지지 않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오고 있는 ㈜무한기술 윤종천 대표이사(맨 앞쪽)와 직원들이 원심분리기를 점검하고 있다.
원심농축기(위)와 원심탈수기(아래)
원심농축기(위)와 원심탈수기(아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매년 이익의 30%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무한기술 윤종천(49)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의 살 길을 이렇게 강조했다. 엔지니어인 윤 대표는 15년 동안 수평형 원심분리기 및 수(水)처리기기 생산 회사에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2002년 9월 창업했다. 기술도 사원들의 근로복지도 끝없이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회사 이름도 ㈜무한기술로 했다.

이 회사는 산업현장 및 폐수처리 분야에 사용하는 원심분리기와 원심 탈수기·농축기·탈수기, 원심 분리기 전용 컨트롤러 등을 전문 제작하고 수리해 준다.

㈜무한기술의 출발은 미미했다. 윤 대표와 기술자 2명 등 3명으로 창업을 한 이후 계속해서 매출과 인력이 늘어 현재는 이 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문기술력을 갖춘 기술자만 10명에 이르는 등 직원이 15명으로 불었다. 전기와 용접 등의 분야는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윤 대표와 기술자들은 설계개발팀을 운영해 자체 모델 설계개발과 신제품 연구개발, 품질향상에 투자를 계속했다. 이 같은 투자 결과, 원심 분리기 품질 향상과 수처리기기 신제품 개발 및 제조기술 관련 산업재산권 등록을 매년 2건 이상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 제품은 수평형 원심 분리기와 부대장치. 맥주병을 눕혀 놓은 듯한 형태의 수평형 원심분리기는 산업현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기기로 미세한 고형물의 정제, 탈수, 농축, 분류, 세척 등의 공정에 적용된다. 이 원심분리기는 고속회전하는 회전통(볼)에 유입된 처리물에 원심력을 가해 액체와 고형물의 비중차를 이용, 고형물을 빠르게 침강시켜 이를 스크류 컨베이어를 따라 배출구로 이송해 물을 뺀 후 배출한다. 물은 따로 분리해 배출하는 원리다. 이 제품은 처리능력이 크고 빠른 것이 특징이다. 무인 연속 자동운전이 가능하며 회전체 및 접액부의 재질은 스테인리스이고 마모가 심한 부분은 특수합금으로 보호해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좋다.

그동안 국내 대부분의 회사에서 사용하는 원심분리기는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유럽 제품을 사용해 왔다. 기술력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한기술 등의 국내 생산업체들도 기술력을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하수처리장 등 관급 공사는 물론 한솔이엠이, 대우건설, LG반도체 공장 등 대기업에도 납품을 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회사가 자랑하는 것은 원심분리기 전용 컨트롤러. 윤 대표는 "이 기기는 우리 회사만이 보유한 특허기술로, 마이크로 프로세스 디지털 컨트롤 방식을 채택해 모든 기종의 원심분리기를 간단하면서도 정밀 자동운전이 가능하도록 표준화를 실현했다"고 자랑했다. 우수한 제어 성능과 연속 무인 운전시 기계적인 문제점을 최소화해 원심분리기 운전의 신뢰성 및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 회사는 주 제품인 수평형 원심분리기와 부대장치의 제조기술에 관련된 특허등록 11건, 실용신안등록 3건, 의장등록 3건 등 모두 17건의 기술관련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과 지난해에는 우수제품마크(GQ) 인증과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2000인증규격과 인증관련 규정을 준수해 모든 제품의 제조와 시공이 관리되고 있다.

이 회사의 거래처는 조달청과 지방자치단체 수요가 40%, 대기업 20%, 축산농가 20%, 기타 기업체 등 20%로 나눠진다. 시장의 특성상 정부의 환경정책 변화에 따라 변수가 많다. 윤 대표는 "우리 분야에서도 많은 대기업에서는 아직도 국산보다는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으로만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요즘 이 같은 원리의 기계를 개발할 수 있느냐, 개선할 수 있느냐 등을 문의하고 의뢰하는 경우도 잦다고 했다.

윤 대표는 회사 창업 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8년 동안 계속해서 매년 회계 정산시 이익금의 30% 정도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 주변 회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나머지는 법인에 재투자를 하거나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후 결정한다. 이 회사는 또 별도의 회의가 없다.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노-사 간, 직원 상호 간 신뢰를 하고 존중하는 사풍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처리용량이 많으면서 성능은 더 우수하고 냄새와 진동은 물론 기계 설치면적도 적게 하는 신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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