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참사가 오늘로써 만 7년이 됐다. 당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당한 이 사고는 세계 3대 지하철 사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대구는 '사고 도시'란 오명을 얻었다.
7년의 세월은 중앙로역 참사를 '망각의 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하지만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은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로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를 잃은 남편은 매일 술과 담배로 연명하면서 온갖 질병을 약으로 버틴다고 한다. '2'18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회'에 따르면 회원 중 70~8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희생자와 유족들의 삶을 보듬는 손길이 아쉽다.
아무는 상처를 다시 헤집자는 뜻이 아니다.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보상은 끝났고, 팔공산에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까지 세워져 사고 수습은 이미 마무리된 상태인 터에 새삼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게다. 그렇다 해도 중앙로역 참사를 잊어선 안 된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대구 지하철은 건설 과정에서 2건, 운행 과정에서 1건 등 3건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대형 지하철 사고가 모두 대구에서 일어났고,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였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세웠다고 중앙로역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대형 재난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사고 도시'에서 '안전 도시'로 거듭나야만 또 다른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안전 도시'가 되는 길은 시민 모두가 안전을 생활화하고, 도시 행정도 안전을 최우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중앙로역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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