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권 발전 위해 신공항은 필요충분조건"

입력 2010-02-10 10:25:06

최경환 지경부 장관 인터뷰

9일 오후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최 장관은 이날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무위원으로서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국회에 온 길이었다. 최 장관은 취임 후 실물경제 주무장관으로서 한국형 원전을 UAE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대구에 유치하는 등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적잖은 성과를 냈다. 그래선가 최 장관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취임 다섯 달이 다 되어간다. 그간 소회는?

▶지난해 9월 19일 취임해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4년쯤 지난 것처럼 일이 많았다. 아주 바빴다.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 해외 출장을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세계 9위에 진입했다. 스스로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굵직굵직한 현안이 해결돼 보람도 크다. 하지만 지역경제 중소기업 재래시장 소상공인 경기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6·2지방선거가 목전이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경산·청도 지역 당협위원장으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생각이다. 당원들이 단합해 유권자로부터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거듭 부탁하고 있다. 공천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 지역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안이 나올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갖고 또 부여하겠다.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무위원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나.

▶막상 해보니 장관직이 굉장히 어렵다. 업무 범위가 아주 넓다. 주말에도 일을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 지역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의 얘기를 많이 듣고 함께 호흡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없는 시간을 쪼개 가며 2주에 한 번 정도는 꼭 지역에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전 수십조원의 원전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이 대통령과 궁합(?)은 맞나?

▶실물경제를 담당하고 있어 평생 기업과 함께한 이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다. 대통령은 특유의 추진력을 가졌고 탁월한 세일즈 외교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경부 업무 조율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저도) 공무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많아 맥을 짚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감이 있다. 국무위원으로서 일하는 동안은 정치인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세종시 문제로 대구경북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불안감도 적잖다.

▶세종시 문제로 국가균형발전이 저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대구경북은 5+2 광역경제권의 중심에 있고 지경부의 선도산업 육성 프로젝트, 교과부의 인재 육성 프로젝트 등의 청사진이 있다. 그린에너지와 IT융복합산업도 다행히 지경부와 관련돼 있다. 특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로봇산업진흥원 대구 유치로 지역 발전에 대한 불안감이 일부 해소되었을 것이라 기대한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도 아주 장기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에 실패라고 단정하기 이르다. '자유 없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말도 하는데 아직 기반을 조성 중이며 각종 규제완화를 위해 모두가 머리를 모으고 있다. 그림을 그리고 설계하는 현단계에서 좀 더 나아가면 분명 성과가 나올 것이다.

-로봇산업진흥원 대구 유치로 최 장관에 대한 지역의 기대가 더 커졌다.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추진 사업이 더 있나.

▶큰 틀에서는 국가 차원의 경쟁력 제고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도 그런 차원에서다. 또 광역경제권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새로운 성장 동력화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 지역이 저마다 특화된 산업으로 경제를 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경권은 올해 '그린에너지'와 'IT융복합' 부문을 집중 육성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대구의 섬유, 메카트로닉스, 전자정보기기, 생물 분야와 경북의 전자정보기기, 신소재부품, 생물한방 분야에서 세계적인 융합형 R&D 클러스터를 육성하고자 한다. 지켜봐달라.

-R&D 분야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한다. 수도권과 충청권에 너무 몰려 있다는 지적이다. 복안이 있는가.

▶대구경북의 절대 연구개발비 지원액은 전체의 2.4% 정도의 소규모지만 지능형자동차 상용화 기반 구축, 모바일 융합기술센터 구축 등 차세대 핵심 산업의 R&D실증단지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경부 산하 R&D 주요 출연연구기관도 대경 지역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지방대 졸업자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한다.

▶우선 산학융합단지를 조성해 대학교육과 고용의 연계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지역 인재가 지역 기업에 고용돼 성장을 끌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또 노후된 산업단지를 개선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대경권, 호남권, 동남권의 지역 생산 70% 이상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본 도요타 사태는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위기이자 기회다. 자동차, 반도체, IT산업 등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이 있나.

▶도요타 리콜 사태와 아이폰 열풍은 기업 세계에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음을 시사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품질 개선과 혁신 노력이 필수다. 정부는 차세대 제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와 협력업체 간 협력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고, 전기자동차(2011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2012년)를 빨리 양산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경쟁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국가의 청사진은 밝고 또 다양하다.

-장관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과제나 현안이 있다면.

▶대한민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궤도에 진입하도록 노력하겠다. 대경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권과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남권신공항은 그런 차원에서 필요충분조건이다. 여건이 이른 시일 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명수·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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