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선두싸움 가열…동부 막판에 펄펄

입력 2010-02-10 09:17:54

9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원주 동부의 윤호영이 전주 KCC 아이반 존슨의 골밑슛을 저지하고 있다. KBL 제공
9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원주 동부의 윤호영이 전주 KCC 아이반 존슨의 골밑슛을 저지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선두 싸움이 더 복잡해졌다. 김주성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비망을 구축한 원주 동부가 상승세를 타면서 울산 모비스, 부산 KT, 전주 KCC의 3강 구도를 흔들고 있는 것. 2009-2010 정규시즌을 10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네 팀의 승차도 두 경기 차 이내여서 앞으로 피말리는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9일 동부는 3위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80대71로 승리, 4연승을 달리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KCC는 전태풍이 18점 6어시스트 5스틸, 강은식이 16점을 넣으며 분투했으나 하승진이 결장, 골밑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믿고 있던 아이반 존슨이 6점을 넣은 반면 혼자서만 실책 7개를 저질렀다.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상황에서 실책이 이어진 것은 치명타였다.

시즌 도중 서울 삼성의 골밑을 지배하던 테렌스 레더를 영입할 때만 해도 KCC는 선두 탈환을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의 부상 공백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하승진이 골밑을 굳게 지키는 덕분에 존슨은 내·외곽을 자유롭게 오갔고 레더는 하승진이 쉴 기회를 줬으나 하승진이 빠지면서 가장 큰 장점인 높이가 대폭 낮아졌고 외곽 공격의 부담도 커졌다.

모비스와 KT처럼 물샐 틈 없는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KCC가 팀의 중심을 잃고 당황하자 동부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동부의 최대 무기는 김주성(205㎝)을 핵으로 돌아가는 3-2 지역 방어다. 김주성은 앞선(3)의 가운데 서서 큰 키를 이용해 상대 가드를 견제함과 동시에 빠른 발을 이용해 순식간에 골밑 수비에 가담한다. 또 윤호영(196㎝)이 김주성의 부담을 잘 덜어주고 있는 상태.

이날 KCC를 상대로 김주성과 윤호영은 동부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들 틈에서 블록슛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놓고 있는 둘은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춰 상대의 골밑슛을 쳐냈다. 탄력과 힘이 뛰어난 존슨과 레더의 골밑슛마저도 이들의 손에 가로막혔다. 게다가 김주성이 공격에도 적극 가담, 22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해결사 노릇을 하자 KCC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선두 모비스와 2위 KT는 1경기 차, 공동 3위 동부와 KCC는 KT에 다시 1경기 차로 뒤져 있을 뿐이다. 11일 동부가 KT마저 잡는다면 순위 판도는 더욱 요동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KCC는30일 올스타전에서 종아리를 다쳐 6주 진단을 받은 하승진의 빈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남은 시즌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팀이 동부인 것도 그 때문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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