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15대손 이동건 씨, 퇴계사상 연구로 박사 학위
"'성학십도(聖學十圖)'에 나타난 퇴계의 사상은 현대경영이론에서 주목받는 자기혁신의 방법론과 일맥상통합니다. 퇴계는 성리학의 대가였지만 한국과 일본의 실학에 영향을 미쳤고 현대 경영학에까지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우리가 퇴계사상을 제대로 연구하고 가르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환갑을 넘긴 퇴계 이황의 후손이 퇴계사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22일 영남대에서 학위를 받는 퇴계 15대손 이동건(61)씨가 주인공.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인 이씨는 '조선시대 聖學十圖 이해에 대한 연구-성학십도의 유포와 심화'확산의 양상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퇴계의 실천적'개혁적 성향이 실학과 사상적 접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학십도 서문에 적힌 '사지습지 진천리지 반복종시'(思之習之 眞踐履之 反復終始=생각하고 익히고, 진실되게 실천하며, 반성하고 되풀이함을 시종일관하라)의 가르침이 바로 자기혁신의 실천적 방법론입니다. 많은 논란이 있겠지만 퇴계사상에서 후대 실학자들의 사상적 원류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30여년간 건설업체를 운영하던 이씨가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를 목표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50대에 들어서였다. 신라시대 한옥을 복원하고 당시 건축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한 논문으로 2002년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일본의 지식인들이 지금까지도 퇴계선생을 추모하고 학문적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2003년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황실 아악원에 퇴계선생 현창비를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계의 후손인 나는 뭘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지식인들이 저성장과 고이혼율 등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퇴계사상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해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퇴계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기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에 가칭 국학센터 설립을 제안한 이씨는 "퇴계 연구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대구경북이 대한민국다움의 본산으로 거듭나고 퇴계사상이 국격을 높이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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