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금융상품 가입해 재테크 감각 익히게

입력 2010-02-09 08:22:53

아이들 세뱃돈 제테크 어떻게 할까

▲설이 코앞에 닥쳤다. 아이들은 설렌다. 세뱃돈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음대로 세뱃돈을 사용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올바른 경제교육이 아니다. 세뱃돈 관리를 통해 자연스레 금융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세배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매일신문 자료사진)
▲설이 코앞에 닥쳤다. 아이들은 설렌다. 세뱃돈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음대로 세뱃돈을 사용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올바른 경제교육이 아니다. 세뱃돈 관리를 통해 자연스레 금융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세배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매일신문 자료사진)

성호(11·가명)는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세뱃돈으로 주머니가 두둑해 질 것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성호가 설날을 기다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닌텐도'라는 게임기 때문이다. 평소 닌텐도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여간 부럽지 않았던 성호는 이번 설날만큼은 세뱃돈을 엄마에게 맡기지 않고 닌텐도 사는데 쓸 작정이다.

아이들은 세뱃돈을 공짜로 생각하기 일쑤다. 노력의 대가 없이 받았기 때문에 돈에 대한 소중함보다는 우선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들의 세뱃돈을 보관해준다는 명목으로 주머니 돈처럼 써버리는 일도 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세뱃돈의 규모가 커졌다. 수십만원이 넘어가기도 하는 세뱃돈을 아이들이 쉽게 써버리도록 놔두기보다는 자녀들에게 금융교육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아보자.

◆세뱃돈 관리, 왜 필요하나?

고금리 시대에서 살았던 기성 세대들은 허리띠를 얼마나 졸라 매느냐에 따라 자산의 크기가 결정됐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금융이 중심이 될 것이다. 누가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굴리느냐'에 따라 자산의 크기가 결정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세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다소 풍족하게 자라 돈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릴 때부터 돈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돈에 대한 분명한 태도나 관점을 가지도록 해주면 성장해서 좋은 소비 및 저축 습관이 길러진다.

◆용돈기입장부터 만들자

세뱃돈을 받으면 용돈기입장부터 작성하도록 유도하자. 수입과 지출내역을 한 달에 한번씩 결산하다 보면 자연스레 돈을 잘 관리하는 습관이 길러질 것이다.

설날에 받은 세뱃돈을 부모가 은행에 가서 일방적으로 통장을 만드는 것보다는 자녀와 반드시 상의를 거쳐야 한다. 먼저 꼭 사고 싶은 물건을 정하고 나머지는 저축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저축을 할 때도 미리 자녀와 저축의 목적과 저축 기간을 정하고, 또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할지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저축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고,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을 때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어떤 금융상품이 좋을까?

시중에는 어린이를 겨냥한 예금이나 적금, 펀드, 보험상품 등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정기적금이다. 금리가 4%대여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금은 은행에 따라서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는 곳도 있고, 또 자녀에 대해 어린이보험을 가입해주는 곳도 있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와 부가적인 혜택을 받으려면 발품을 잘 팔아야 한다. 물론 이때도 자녀와 함께 알아보는 것이 좋다.

정기적금은 금리가 낮다는 것이 흠이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서 취업을 할 무렵에는 펀드가 재테크의 주된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투자교육을 통해 금융 마인드를 심어주기에는 어린이펀드가 제격이다.

어린이펀드는 용돈이 생길 때 마다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어 일정한 수입이 없는 어린이들이 돈을 모으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어린이펀드도 일반 주식형펀드와 같은 방법으로 운용되므로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투자원칙과 펀드 고르는 법 등을 자녀와 함께 공부해야 한다.

◆투자상품, 어떤 장점이?

금융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아이를 출산하면 어린이펀드를 꼭 하나 가입해 준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어린이펀드를 통해 금융교육을 시킨다.

우리나라도 몇년 전 펀드열풍에 힘입어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어린이펀드를 출시해 왔다. 어린이펀드는 장기간 목돈형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성장한 후 요긴하게 쓸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투자의 원리를 익히고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익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래서 자산운용사에서도 어린이펀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투자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펀드운용현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펀드운용보고서를 만들어 어린이 투자교육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각 자산운용사의 어린이펀드 중 최근 3년간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펀드는 49.45%의 수익을 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Tops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증권 투자신탁 제1호'펀드다. 2005년 5월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138.72%. 설정액도 2천299억원으로 괜찮은 편이다.

보험상품으로는 어린이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있다. 부모님이 주피보험자, 자녀를 종피보험자로 가입을 했다가 자녀가 성인이 된 후 자녀 명의로 변경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한 10년 동안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허수복 부센터장은 "어린이변액유니버설보험의 경우, 12년 이상 납입해야 하는 장기상품이고,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납입해야 하기 때문에 세뱃돈이나 용돈만으로는 넣기가 힘들고 부모님이 납입을 도와주어야 가입이 가능할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해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수익률 좋은 어린이펀드

펀드명 / 자산운용사 / 3년 수익률 / 설정 이후 수익률

Tops 엄마사랑어린이 적립식 증권 투자신탁 제1호 /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49.45% / 138.72%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펀드 / 삼성투신운용 / 46.87% / 43.17%

신영주니어경제박사 증권투자신탁(주식) / 신영자산운용 / 42.76% / 1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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