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탈출 첫걸음은 밥상
당뇨병에 완치는 없다. 걸리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된다. 당뇨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치료가 어려운 합병증 때문이다. 그 이후의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래서 당뇨병은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영남대병원 영양팀 최지은 영양사는 "중증 단계로 넘어가면 염분이 든 음식은 물론 생야채는 먹을 수 없고, 육류도 제한해 먹어야 하는 등 식도락을 모조리 빼앗아간다"며 "비록 제한되지만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 식사 원칙을 정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뇨병 극복, 밥상부터 바꿔야
이노진(59)씨는 식사 전이나 식사 후 2시간 혈당 수치를 보면 정상이다. 하지만 이씨는 스스로 당뇨병 환자라고 칭한다. 방심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5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수치를 내리려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실패의 원인은 음식이었다. 그러다 1년 전 한 병원에서 연 당뇨교실에 참석했다가 나름의 식이요법을 실시한 후 혈당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2주간의 혹독한 소식(小食)과 골고루 먹기에 있었다. 가릴 것 없이 포만감이 느껴질 때까지 먹어야 했던 그가 당뇨합병증의 공포를 접하고부터 시작한 것은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의 3가지 원칙 '알맞게, 골고루, 제때 먹기'였다. 처음에는 식욕을 억제하지 못해 식사 때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잡곡밥과 3, 4가지 정도의 야채를 조리한 반찬에 건더기가 가득한 국 반 그릇을 먹었다. 짠 음식을 좋아했지만 조리에 드는 소금의 양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2주 정도가 지나자 소식의 고통은 점차 줄었고 밋밋한 음식도 거부감이 없어졌다. 당장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운동도 병행했다. 한달 만에 혈당 수치가 정상에 가깝게 떨어지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씨는 "지금도 좋아했던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식습관을 고친 뒤 당뇨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조금만 방심하면 지금껏 노력이 허사가 되는 만큼 3가지 원칙만은 반드시 지키고 있다"고 했다.
당뇨병 식사요법의 목적은 섭취한 음식과 운동 그리고 인슐린 주사나 먹는 약이 균형을 이뤄 혈당과 혈중 지질이 가능한 한 정상과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데 있다. 식사요법의 핵심은 알맞게, 골고루, 제때 먹기다. 쉬워 보이지만 이것처럼 당뇨환자들이 실천하기 힘든 것도 없다. 먹어야 할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구별해야 하고 식사 때마다 총열량과 영양소를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흰 쌀밥, 설탕 맛은 잊어야
당뇨환자들은 반드시 식사 때마다 열량을 계산해야 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음식의 열량표를 본다고 해도 그 양을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무조건 적게 먹거나, 반찬 수를 줄여 먹는데 이런 식습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찬은 손도 안 댄 채 흰 쌀밥만 한 공기 가득 먹으면 탄수화물 섭취가 높아져 혈당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당뇨환자에게 권장하는 적정 영양소 배분은 탄수화물 55~60%, 단백질 15~20%, 지방 20~25%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환자들이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으로 홍차, 녹차, 오이, 배추, 상추, 양상추, 샐러리, 김, 미역, 다시마, 버섯, 겨자, 식초 등을 꼽고 있다. 주의해야 할 음식 명단에는 설탕, 사탕, 꿀, 잼, 콜라, 사이다, 초콜릿, 케이크, 양갱, 모과차, 유자차, 초콜릿 우유 등을 올려놓고 있다.
조리시에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있다. 설탕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기 때문이다. 고기류는 기름을 떼어내고 닭고기는 껍질을 벗긴 후 조리할 것을 권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경북지부는 당뇨환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음식 섭취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우선 잡곡밥은 많이 먹는 게 좋다는 말은 틀렸다. 잡곡은 섬유소가 많아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지만 잡곡 자체도 열량을 내므로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단식은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소량을 자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가급적 적게 마셔야 한다는 얘기도 오해다. 물을 많이 마신다는 것은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목이 마를 때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당뇨병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물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기능식품이 도움이 된다는 것도 틀린 말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다양한 대사문제가 있고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식약청에 허가, 등재된 건강기능식품이라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 극복 수칙
▷저염, 저지방 식사를 실천한다.
▷매일 30~60분 운동한다.
▷건강 체중을 유지한다.
▷금연을 실천한다.
▷발 상태를 매일 체크한다.
▷매일 치간치솔로 양치질을 한다.
▷정기적으로 혈당, 혈압을 체크한다.
자료: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경북지부
##자유롭게 먹어도 되는 음식
홍차, 녹차, 오이, 배추, 상추, 양상추, 샐러리, 김, 미역, 다시마, 버섯, 겨자, 식초 등
## 주의해야할 음식
설탕, 사탕, 꿀, 잼, 콜라, 사이다, 초콜릿, 케이크, 양갱, 모과차, 유자차, 초콜릿 우유 등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