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1명이 177억 벌여, 대부분 기업체 오너 사장
연말정산의 계절, 봉급생활자들의 '실체'가 드러나는 때다. 누구 아빠 월급봉투가 빵빵하고, 누구 아빠 봉투가 홀쭉한지 우열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절인 것.
2008년 연말정산 자료를 기준으로 한 국세청 통계를 뽑아보자 최저임금자들을 제외하고 대구의 봉급생활자들은 한 해 평균 2천만~3천만원을 받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경북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면 한 해 10억원 이상을 받는 이른바 '슈퍼 월급쟁이들'도 대구에 11명, 경북에 1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뭐 하는 사람일까?
◆3천만원이 평균 연봉
국세청이 2008년 기준으로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받은 대구의 근로소득자 63만3천393명의 임금 테이블을 분류한 결과, 한 해 2천만~3천만원을 받는 근로자가 전체의 14%(8만9천여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사실 한 해 800만원 이하를 받는 근로자가 대구 전체의 27%(17만2천여명)로 가장 많지만, 이들은 계속 일해서 임금이 적다기보다는 중간에 그만두거나 새로 입사한 사람들이 포함된 것. 따라서 이들의 임금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만큼 이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가장 두터운 임금 수급층은 2천만~3천만원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그 다음은 1천200만~1천700만원을 받는 사람들로 전체의 12%(7만7천여명)였다. 3천만~4천만원이 9%(5만9천명)로 그 뒤를 이었다.
경북도 대구와 같은 순이었다. 가장 두터운 층이 2천만~3천만원, 그 다음이 1천200만~1천700만원, 그 뒤를 3천만~4천만원이 따랐다.
대구의 월급쟁이들 가운데 연봉 5천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는 전체 봉급생활자들의 12% 정도가 됐다. 10명 중의 1명 정도가 '비교적 빵빵한 편'에 속하는 고소득 봉급생활자인 것.
5천만~6천만원이 4%(2만8천여명), 6천만~7천만원 3%(1만7천여명), 7천만~8천만원 1%(8천여명) 등이었다.
1억원이 넘는 사람들은 대구 전체에 6천명쯤 됐다.
1억~2억원 사이가 5천677명, 2억~3억원 222명, 3억~5억원 85명, 5억~10억원 47명 등이었다.
◆슈퍼 월급쟁이 과연 있나?
2008년을 기준으로 할 때 연봉 10억원이 넘는 '슈퍼 월급쟁이'는 대구에 11명, 경북에 1명이 있었다. 대구의 슈퍼 월급쟁이 11명이 그해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177억3천600만원이었다. 슈퍼 월급쟁이들은 1인당 16억1천만원 정도를 받아간 것이다. 대구 슈퍼 월급쟁이 11명이 낸 세금만 55억원. 1인당 5억원 정도를 세금으로 냈다.
전국적으로 1년에 10억원 이상을 받는 슈퍼 월급쟁이는 1천124명이나 됐다.
슈퍼 월급쟁이는 서울이 867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가 169명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과 경기도 거주자가 슈퍼 월급쟁이 전체의 92.5%에 이르렀다.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는 대구 11명, 경북 1명을 비롯해 부산 23명, 경남 16명, 광주·울산·충남 각 8명, 인천 4명, 대전·충북 각 3명, 전북 2명, 제주 각 1명이었다.
강원과 전남에는 10억원 이상 슈퍼 월급쟁이가 한 명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대구의 슈퍼 월급쟁이들은 도대체 어느 곳에 근무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에 대해 대구국세청은 대구경북의 경우, 슈퍼 월급쟁이가 아니라 '슈퍼 사장(社長)'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대구국세청 김채일 신고관리과장은 "대구경북의 이른바 '슈퍼 월급쟁이들'을 보면 제조업이 7명, 건설업 1명, 운수보관업 1명, 기타 3명으로 분류돼 있는데 이들은 모두 기업체 오너 사장들이라고 보면 된다. 기업체 사장도 월급을 받기 때문에 근로소득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들은 월급에다 주주로서 배당소득까지 있기 때문에 소득이 10억원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에서 순수한 봉급쟁이로서 10억원 이상 고소득자는 1명도 없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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