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나치에 저항한 목사 본회퍼

입력 2010-02-04 08:07:07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다."

1943년 4월 9일 독일의 중범죄자 수용소에서 한 목사가 교수형을 당했다. 혐의는 히틀러 암살 및 정부 전복, 대중선동….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는 한국에 20권의 저서가 소개돼 있을 정도로 행동하는 신학자로 유명하다. 1906년 오늘, 브레슬라우에서 정신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때부터 루터교 목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14세때 그의 형이 "교회처럼 재미없고 쪼잔한 곳에서 평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하자, "형이 말한 게 맞다면 내가 그걸 바꾸겠다"고 했다.

천재 신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1933년, 나치 집권과 함께 목사들이 히틀러를 "하나님이 보낸 그리스도"라고 헛소리를 해대자, 신앙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미친 사람이 자동차로 사람을 치었다면 목사라는 이유로 장례식이나 치러주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미친 사람에게서 핸들을 빼앗아 버리는 게 옳다." 지하 교회 창설, 유태인 탈출 지원, 히틀러 암살 모의 등 반나치운동을 벌였다. 몸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정신은 기독교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영원히 살아 남았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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