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세종시법 개정안'을 1월 27일 입법예고했다.
작년 11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취임한 이후부터 촉발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의견이 양분돼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중순 '전교조 시국선언' '광우병 보도' 무죄 등 일련의 법원 판결로 인해 나라가 어수선했다.
'무죄 판결' '세종시'에 대한 찬반 양론자들의 대립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두고 전후 사정을 모르는 필부필부가 볼 때는 무슨 원수 진 사이인 것으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원수는 원한이 맺힌 사람이다. 언젠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말만 원수였지 미운 사람일 뿐이다. 미움의 출발은 상대를 잘 모르면서 하찮은 것에서 시작된다.
상대를 알았다 하더라도 잘못 알았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지난날을 지우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 서운하고 섭섭해도 마음을 닫아서는 안 된다. 그런 행동이 쌓여 미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서의 출발은 '닫힌 마음'을 '여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세종시'와 '판결'을 바라보며 서로가 마음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걷잡을 수 없이 치닫는'에서 '걷잡다'와 '겉잡다'를 혼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걷잡다'는 잘못 치닫거나 기우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바로잡다("번지는 불길을 걷잡지 못하다."), 진정하거나 억제하다("쏟아지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다.")라는 뜻이다.
'겉잡다'에서 '겉'은 양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말 앞에 붙어 건성으로 대강의 뜻('겉가량 겉대중 겉짐작'), 일부 명사나 용언 앞에 붙어 실속은 그렇지 않은데 겉으로만 그러함('겉멋 겉치레'), 일부 동사나 명사 앞에 붙어 어울리거나 섞이지 아니하고 따로('겉놀다 겉돌다'), 낟알이나 과실을 나타내는 말 앞에 붙어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로 그냥('겉밤 겉보리')이란 뜻을 지닌 접두사이다. '겉잡다'는 겉가량으로 대강 어림잡다는 뜻으로 "겉잡아 두 말은 되겠다."로 쓰인다.
'겉' '걷'과 같이 '낟' '낱'을 혼동해서도 안 된다. '낟알'은 곡식, '낱알'은 셀 수 있는 물건 하나하나를 나타낸다.
화해는 너와 나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 화해는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솔직할 때 가능하다. 부정과 비난 속에서는 마음을 모을 수가 없다. 우리는 어떤 상황 하에서도 화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을 닫게 된다. 억지로라도 마음을 열면 미움이 빠져 나간다. 국정운영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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