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당신의 며느리로 들어와 참 행복합니다"
♥ 자식들 걱정은 그만 내려 놓으세요 (사진)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사철 변하지 않는 꽃으로 우리들 곁에 오셨습니다. 변하지 않는 향기로움으로 가슴 가득 퍼지게 만드는 어머니라는 고귀한 꽃으로 우리들에게 오셨습니다.
어머니! 울산 사는 둘째며느리입니다. 학교에서 컴퓨터로 아이들 성적 처리하다가 창밖너머 잎사귀에 송골송골 맺힌 물방울을 보니 어머니 생각이 나서 이렇게 안부를 전합니다.
항상 받기만 하는 못난 며느리, 시집올 때는 나름대로 소명과 꿈도 많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요즘 들어 힘들어 보이시는 어머니를 뵐 때마다 죄송스럽고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댁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하지만 나에게는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합니다. 아마도 어머니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의 힘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 우리들 걱정은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고 어머니 삶을 위해 남은 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부모는 열 자식 마다 않고 키울 수 있어도 열 자식은 한 부모 돌보지 못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늘 받기에만 익숙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들의 삶을 다시 한번 깊게 반성해봅니다.
언제까지나 우리들 곁에 머물러 계실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지금 답답한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항상 사랑으로 보살펴 주시고 어머니의 삶으로 인해 우리들 지금의 삶이 더욱더 풍요로운 것 같습니다.
어머니!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어머니께서 저희들에게 비추어주신 등불을 생각하며 늘 겸손하게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 당신의 며느리가 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어머니 사랑을 생각하면서 화목한 가정, 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멀리 있는 둘째아들의 안부와 항상 어머니께로 향한 사랑을 전합니다. 오래오래 사시고 늘 건강하세요. 사랑하는 둘째 며느리 드림.
하선수(울산 동구 화정동)
♥ 몸에 밴 절약정신…자식들에겐 펑펑 (사진)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너무 검소하시어 건강을 돌보지 않아 항상 걱정이다. 남들은 우리 아버님께서 이 연세되도록 병원 신세 한 번 안 지고 건강하시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 아버님은 병원비가 아까워 밤새 앓으면서도 병원을 가지 않고 참고 견디신다.
결혼한 지 15년 동안 시댁에 새 물건을 사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으며 돈을 쓰는 아버님의 모습은 매우 낯설다. 신기하게도 생활비라는 것이 거의 들지 않는다. 어쩌다 우리 집에 며칠 계시다 시골로 내려가실 때 용돈이라도 좀 드리면 왕복 차비 1만원만 받아 가시고 나머지는 받지 않으신다. 보약이라도 지어 드리려고 하면 밥 잘 먹는데 보약은 무슨 보약이냐며 손사래를 치신다. 이렇게 매사에 절약하시어 모은 돈은 늙은이 돈 쓸 데가 어디 있느냐며 매년 설날이면 우리에게 세뱃돈으로 주신다. 우리 부부와 아이들도 아버님께서 100원, 200원 아껴 모아 주신 귀한 세뱃돈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고스란히 각자의 통장에 저축한다.
오늘날 물질의 풍족함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절약과 저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시고 또한 상대방에게 받으려고만 하는 우리에게 끝없는 베풂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신다.
어머님 또한 헌신적이시고 현명하시다.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부족한 며느리인 나에게 서운한 경우가 많으셔도 즉시 훈계하시거나 당장 고치려 하시지 않는다.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시면서, 차차 세월이 가면 깨닫겠지 하시며 기다려 주신다.
실제로 그랬다. 나는 젊은 시절 아버님, 어머님께 내 생각만 하고 행동하거나 잘못한 적이 많았다. 그때는 잘못한 줄도 몰랐는데 해가 갈수록 행동도 좀 신중해지고 잘못도 깨달아가는 것이다. 어떻게 아셨을까? 초등학교만 겨우 나오신 분들이 상대방을 이해해 주고 용서해 주며 기다려 주면 베풂을 받은 이는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고쳐간다는 사실을.
아버님, 어머님! 부족함이 많은 저를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듬어 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평소에 말주변도 없고 무뚝뚝해서 표현을 잘 못하지만 두 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아시죠? 올해도 건강하시고 늘 우리 곁에 오래오래 계셔 주세요.
며칠 전 외출하실 때 입으셨던 아버님의 빛바랜 점퍼가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주변 풍경에 비해 너무 얇아 보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다시 강추위가 오기 전에 따뜻하고 두터운 점퍼 하나 사서 찾아뵐게요.
김순희(대구 북구 구암동)
♥ 아버님, 어머니 빈자리 채워 드릴게요
어머님이 세상을 등진 지 7개월째다. 아버지께서 아무 내색 없이 절간 같은 빈집을 꿋꿋하게 지키고 계시면서 내가 아침 먹은 설거지도 하기 전에 전화벨을 울리신다.
"아침 먹었나?" "애들은 뭐하노?" "갸는 회사 갔나?"
난 아버지 말에 대답만 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맘이 놓이는지 전화를 끊어 버린다. 부족한 내용은 없지만, 7개월째 아버지 전화를 매일 받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놓지 않으시지만 아버지 가슴속 깊이 채울 수 없는 어머님 빈자리 때문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동장군이 도심을 꽁꽁 마비시켜 버린 올겨울 날씨에 더 시린 아버지의 가슴팍을 녹여드리기 위해 곤이랑 생태 두 마리를 사들고 퇴근 시간 맞춰 따끈한 저녁상을 차려 드리기 위해 갔다. 가는 길에 정체현상이 일어 아버지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아버지께선 김치 한포기에 멸치조림을 꺼내놓고 식사를 하고 계셨다.
초라한 밥상을 보고 할 말을 잃어버리고 서 있는데 아버지께선 김치를 쭉 찢어 더 맛있게 드신다.
"니가 한통 갖다준 김치 다 먹어간다."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생태매운탕을 하기 위해 부엌에서 재료를 씻고 다듬어 곤을 넣어 생태 매운탕을 끓이는데 아버지께서 정지문을 열더니 냄새가 좋단다. 덜 끓었지만 얼른 국물을 떠 맛을 보라고 드렸더니 "너 어무이가 해준 그 맛하고 똑같다"면서 내일 아침에는 따끈한 국물에 밥을 먹고 출근할 수 있겠다면서 좋아하셨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닌 것을 마음으로 잘해드려야지 다짐을 몇 번이나 할 뿐 실천이 미숙하다. 찬을 몇 가지 해놓고 돌아오는 길, 버스를 타고 간다는 내 손을 이끌고 "니 택시 탈 줄 모르제"하신다. 서로 마주보고 웃는다. 버스 타고 간다는 내 말을 무시해버리고 목적지까지 잘 태워주라면서 택시비를 운전석에 던져버리곤 휑하니 사라지신 뒤 4일째 되던 어제 아버지께선 얼큰한 매운탕 국물이 맛있었는지 "국 다 먹었다"면서 여운을 남기셨다.
아버지! 막내며느리 조만간에 꽁꽁 언 마음 녹여드리려 가겠습니다. 조매만 기다리세요.
이동숙(대구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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