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극시대를 열다] 쇄빙능력 기대 못 미쳤다

입력 2010-01-28 10:51:46

국내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남극해에서 2차례에 걸쳐 쇄빙능력 테스트를 치렀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라온호는 26일과 27일 서남극 케이프 벅스(Cape Burks) 인근해역에서 치러진 쇄빙능력시험에서 1m 두께의 다년생 평탄빙(평탄한 얼음)을 연속쇄빙하면서 항해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원하는 속도가 나오지 않았던 것.

27일 오후에 실시된 2차 테스트에서는 배가 연속 쇄빙하며 나아갈 때 평균 1~1.2노트 속력밖에 나오지 않았다. 또한 최대출력의 95%까지 올린 속력에서도 1노트 미만으로 떨어졌다. 배가 전진할 때 선수(배 앞머리)도 12시 정방향에서 오른쪽으로 틀어졌다.

하지만 1, 2차 테스트 결과만으로는 성공과 실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러시아 쇄빙시험팀의 최종 분석결과가 나오는 2개월 후가 되면 최종 성공·실패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라온호는 26일 첫 쇄빙능력 테스트에서 3노트 속력으로 다년생 평탄빙을 연속 쇄빙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크랙(금)이 배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갈라지지 않고 옆으로 갈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쇄빙능력시험에 앞서서는 아라온호를 건조한 한진중공업의 주도로 러시아 측 쇄빙 전문가들이 평탄빙에서 분석 얼음을 뽑아올리는 '아이스 코어링'(Ice corring)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한진중공업 특수선설계팀의 임태완 과장은 "쇄빙시험에 적합한 얼음을 찾기 상당히 어려웠는데, 여러 곳을 물색한 결과 적당한 곳을 찾았다"면서 "쇄빙 자체는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다만 속도 성능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극지연구소 남상헌 극지운영실장은 "쇄빙능력시험은 모두 3, 4회 정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극지연구소 이찬우 해무감독은 "이번 남극 항해에서 아라온호를 안내해 준 러시아 쇄빙선 아카데믹 페도로프호 측도 시험해역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아라온호가 페도로프호보다는 힘과 쇄빙능력이 훨씬 우수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쇄빙능력시험에서 시험에 적당한 얼음해역을 찾지 못해 러시아 쇄빙시험 전문가는 물론 극지연구소 등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여름철이어서 바다 얼음이 많이 녹아 쇄빙에 적합한 대규모 얼음지대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남극 케이프 벅스=부산일보 송현수기자 songh@busan.com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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