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합성신약-오송 바이오신약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색깔이 '합성신약과 IT기반으로 한 첨단의료기기'로 확정되면서 선정 평가 당시 1위를 한 주(主) 단지로서의 기능을 잃고 '반쪽짜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세종시 조성은 10년이나 앞당겨 추진하면서, 대구경북의료단지 조성에 대한 재원 조달계획은 지난해 12월에서 올 10월로 미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정부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위원장 정운찬 국무총리)는 27일 제6차 위원회를 열고 대구경북의료단지는 합성신약·IT기반 첨단의료기기, 충북 오송단지는 바이오신약·BT기반 첨단의료기기로 각각 특성화해 조성한다고 결정, 발표했다. 양 단지의 경쟁을 통한 조기 성과 창출과 투입 재원 중복 최소화가 이유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의료단지가 반쪽짜리로 전락하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종대 (재)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은 "합성과 바이오신약으로 나눠 개발하는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어느 곳에도 없다"며 "특히 대구경북은 생체재료, 바이오진단기기 등 바이오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산업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강점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이재훈 교수는 "의료단지로 선정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재원 조달구상도 없고, 그마저 올 하반기에 최종 결정하겠다는 정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세종시만 정부의 머릿속에 있고, 국가 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관심도 없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도 대구경북은 합성신약, 충북 오송은 바이오신약으로 기능 분리와 특성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의약품을 합성과 바이오로 나누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공식 거부했지만 2개월 뒤 똑같은 결과가 나오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충청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결국 분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평가에서는 1위를 해놓고 이를 어떻게 채울지에 대해서는 손놓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며 "오송은 정부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세종시와 사실상 한 배를 탄 공동체여서 보조 의료단지가 주 의료단지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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