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애니콜 신화 탄생은 호암의 통찰력 덕분"
"구미에서 애니콜 신화가 만들어진 것은 호암의 통찰과 결단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다른 모든 업체들이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하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당장 보니 사업이 안 될것 같았으니 안 하려고 했겠죠. 하지만 호암은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탁월했습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장 전우헌 전무는 구미에서 전자산업의 꽃이 핀 것은 호암의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인수한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국내 산업계, 아니 생활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낳았습니다. 구미공장의 최초 주력은 교환기였습니다. 1970년대 후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전화보급률이 엄청나게 낮았습니다. 전화 한대 개통하려면 몇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개통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도 150만~200만원이나 했습니다. 양옥 한채 값이었습니다."
전 전무는 삼성전자 구미공장이 반자동 전자교환기 개발에 이어 1985년에는 전자동으로 시스템이 가동되는 전전자교환기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전화 적체를 삼성 구미공장이 해소했다는 것이다.
"정부로부터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한 지 불과 몇년 만에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이죠. 모두가 말했습니다. 앞을 내다보는 호암의 경영전략이 대단하다고요."
사업 초기인 1982년 5월 호암은 구미 공장을 직접 방문했다고 전 전무는 말했다. 구미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는 것.
"모두가 잘 아시는 것처럼 호암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사업을 변신시켰습니다. 사실 다른 기업이 구미의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했다면 오늘의 삼성전자 구미공장처럼 대단한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강한 추진력으로 사업 변신을 하는 능력이 호암의 삼성을 따라잡지 못했을 테니까요."
삼성 구미공장은 행정기관 납품 중심의 교환기 사업에서 탈피,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섰고 일반전화기, 팩스, 삐삐를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휴대전화까지 생산해냈다.
"물론 애니콜 신화는 호암이 직접 이룬 것은 아니지만 전자산업의 기반을 닦아놓으신 부분은 인정받을 부분입니다."
호암이 기반을 닦은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최근에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 대다수 계열사가 달콤한 동계휴가를 즐겼지만 구미공장은 스마트폰인 옴니아2의 주문이 밀려 휴가조차 반납해야했다. 휴대전화뿐만 아니다. 프린터 부문에서 HP와 경쟁하며 세계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다.
"전 세계에 11억대의 삼성 휴대전화가 팔려나갔습니다. 세계 인구 6분의 1이 삼성 휴대전화를 구경했다는 것이지요. '후진국인 우리나라가 무슨 전자산업을 시작한다고', 이런 비아냥을 딛고 새롭게 결단한 호암이 없었다면 오늘의 IT강국 대한민국은 없었을 겁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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