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도 시대에 따라 달리 평가받는 모양이다. 남송의 장군 악비(岳飛'1103~1142)는 금나라 침략을 막은 '구국의 영웅'으로, 악비를 처형한 재상 진회(秦檜)는 간신의 대명사로 기억돼 왔다. 그런데 요즘 중국에서는 둘 다 애국자로 칭한다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악비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19세 때 군에 입대, 뛰어난 무용을 보이며 장군이 됐고 후베이성(湖北省)의 대군벌이 됐다. 그가 이끈 '악가군'은 전투에서 계속 이겨 백성들의 신망이 대단했다. 금나라와 화평론을 주창해온 진회는 군벌 간 불화를 틈타 그들의 군대 지휘권을 박탈하고 중앙군으로 복속했다. 악비는 군제 개편 명령에 따르지 않다가 누명을 쓰고 1142년 오늘, 살해됐다. 항저우의 악왕묘 앞에는 진회 부부의 무릎 꿇은 동상이 있다. 중국인들은 이 동상에 침 뱉고 발로 차면서 분풀이를 했고 이름에도 회(檜)자를 절대 쓰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역사 공정을 하면서 진회를 복권했다. 유연한 외교로 국가를 환란에서 구했다는 것이다. 이민족 역사를 끌어안아 중국의 일부로 만들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있는 역사 해석법이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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