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경북을 걷다-청송, 그림이야기

입력 2010-01-26 08:50:26

눈 때문에 몇 번을 주저하다가 찾아간 청송은 오히려 눈 속에서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눈이 너무 많았다면 온통 은빛으로 뒤덮혀 윤곽을 잃었을 터. 하지만 햇살이 비친 곳에는 적당히 녹아 모습을 드러냈고, 그늘진 곳은 사뿐히 내려앉은 눈 속에 따사로운 느낌이었다. 박종경 작가는 방광산에서 바라본 잔설 속 마을 풍경을 담아냈다. 단순히 유화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신문지 찰흙을 이용해 질감을 두텁게 표현했다. 마치 손에 잡힐 듯 자리 잡은 마을도 예쁘거니와 햇살이 살짝 비치는 고개를 올라서는 오솔길은 정겨움이 넘친다. 콩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주로 그리는 박종경 작가는 "오랜 만에 풍경을 그려서 긴장됐지만 눈쌓인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대할 때의 설렘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며 "푸른 소나무와 황금빛 줄기, 하얀 눈이 어우러져 색채의 긴장감이 가득한 그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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