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이 최근 1인용에서 10인용으로 바뀌면서 병·의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18일부터 만성질환자에게 접종하고 있는 신종플루 백신은 아동·임신부용과 달리 10인용으로 항원 1.5㎖와 면역증강제 1.85㎖ 각 1개로 구성돼 있다.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기관은 두 용기를 섞어 환자 1명에게 0.25㎖씩 주사해야 한다. 병·의원들은 당초 주사기에 1명 분량의 백신이 담긴 것으로 접종해 오다가 18일부터 10명 분량의 백신이 담긴 것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아 접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환자에게 과다 투여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 5곳에서 10인용 신종플루 백신을 1명에게 전량 투여한 사고가 발생했다. 신종플루 백신은 제조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이기 때문에 기준량을 초과해 투여해도 신종플루에 감염될 우려는 없다. 하지만 함께 투여하는 면역증강제는 체내 항원항체 반응을 증폭시키는 물질이어서 과량 투여하면 근처 조직이 붓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대구시 달서구 한 병원 관계자는 "정확하게 0.25㎖씩 주사량을 맞추기가 힘들다"면서 "실수로 주사량을 잘못 계산해 환자 1명에게 10인용을 주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10인용 백신은 1명에게 투여한 뒤 9명 분량이 남더라도 24시간 뒤에는 전량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한 병원 관계자는 "19일 14명이 접종, 6명 분량의 백신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까운 백신을 버리지 않기 위해 만성질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접종을 권유하지만 15~20% 정도는 접종 후 이상반응을 우려해 맞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해동내과 김재홍 원장은 "신종플루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만성질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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