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신'으로 일컬어진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1980년 정치'경제 분야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 사재 70억 엔을 들여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을 세웠다. 3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곳에서는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됐다. 일례로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마쓰시타 정경숙은 8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을 당선시켰다. 재선~8선에 이르는 기존 의원 23명을 합하면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 중의원은 31명이나 된다. 참의원은 3명, 광역단체장은 2명, 시장은 9명이다. 정경숙 출신 정당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올 만큼 일본 정계에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마쓰시타의 유훈에 따라 정경숙에선 인간관'국가관'역사관'정치 이념'경영 이념 등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친다. 2년간 무료이고 매달 20만 엔의 생활비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명문대 출신이 앞다퉈 입학하고 있다. 25~35세를 대상으로 7, 8명의 소수 정예 인재를 선발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빡빡한 스케줄로 합숙 교육을 한다. 인재 배출의 요람으로 정경숙이 성장한 것은 마쓰시타란 탁월한 인물과 사람을 중시한 그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쓰시타 정경숙을 언급한 이유는 대구경북에도 그러한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다. 마쓰시타를 능가하는 세계적 인물을 배출한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대한민국이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는 주춧돌을 놓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구미에서 태어났고 대구경북과 수많은 인연을 맺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를 대구에서 연 것은 물론 제일모직 등 대구를 기반으로 해 세계 굴지의 기업인 삼성을 태동시켰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두 영웅이 이 지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구경북의 행운이자 자산(資産)이다. 박정희'이병철이란 영웅을 잘 활용하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추진할 만한 것이 박정희'이병철 스쿨이라 할 수 있다. 두 영웅의 성공 노하우와 그 정신을 가르치는 스쿨이 만들어진다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마침 올해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 탄생 100주년이다. 박정희'이병철 두 불세출의 영웅이 남긴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배울 수 있는 스쿨을 만드는 것은 대구경북만이 할 수 있는 기념 사업이 아닐까 싶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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