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현장르포 동행' 21일 오후 11시 30분
서울 면목동의 어느 찜질방. 만용(47)씨와 아들 하석이(16)는 3개월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 급한대로 짐을 푼 곳이 바로 동네 찜질방이었다. 10여 년간 일용직으로 일해 온 만용씨는 불규칙한 수입 때문에 월세를 내지 못해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됐다. 혼자 몸이라면 불편한 생활쯤 감수하겠지만, 매일 찜질방에서 등교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아빠의 가슴은 먹먹해진다. 봄이 오기 전에 꼭 방을 얻겠다는 아빠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21일 오후 11시 30분 방송되는 KBS1 TV '현장르포 동행-찜질방 부자의 겨울나기'편에서는 찜질방에서 사는 아빠와 아들의 애틋한 사연을 소개한다.
하석이의 하루는 찜질방에서 시작된다. 아빠가 새벽일을 나가면 뒤척이다 잠에서 깬다. 짐이라곤 입고 있는 옷과 속옷, 가방이 전부지만 찜질방 사물함은 턱없이 부족하다. 찜질방 직원의 눈을 피해 하는 속옷과 양말 빨래도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도 늘 아빠 걱정이 먼저라는 아들은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만용씨는 닥치는 대로 일하지만 월 수입은 100만원이 채 안된다. 그 마저도 겨울철엔 일이 없다. 봄이 오기 전, 방을 얻어 나가자고 하석이와 약속했지만 찜질방 신세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더 이상 아들 볼 면목이 없다. 그래도 다시 한 번 힘을 내본다.
찜질방 카운터에서 만용씨 부자에게 호출이 왔다. 이제 그만 찜질방에서 나가달라는 것이다. 찜질방 내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 부자는 무사히 이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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