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지름길…軍 대체복무 '상종가'

입력 2010-01-21 10:05:13

선발시험 경쟁률 10대1 안팎…재수·삼수까지

경산소방서에서 의무소방대원으로 복무 중인 조성현(23·상방)씨는 응급구조학 전공을 살리고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의무소방대원에 지원했으나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터넷 강의까지 들어가며 2개월간 필기시험(국어, 국사, 일반상식)을 준비했다. 같은 학과 10명이 함께 시험을 봤으나 모두 떨어졌다. 조씨의 의무소방대원 동기생 100명 중 10명은 재수를 했고, 심지어 삼수생도 있다.

이 때문에 의무소방대원에 대한 조씨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조씨는 "의무소방대원이 되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며 "제한 경쟁을 통한 특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의무소방대원, 의무전투경찰순경(의경), 해양의무전투경찰순경(해양의경) 등 군 대체 복무가 상종가다. 웬만한 기업의 신입사원 경쟁률을 웃돌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사회 접촉이 다양한 곳을 찾아 향후 직업 선택으로까지 연결하겠다는 신세대들의 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의무소방대원 경쟁률은 10대1을 돌파했다. 전국에서 170명 모집에 1천729명이 지원했다. 대구에서는 9명 모집에 69명, 경북에서는 15명 모집에 106명이 몰려들었다. 의무소방대원 시험은 웬만한 입사시험 보다 까다롭다. 체력시험, 필기시험에 이어 면접까지 봐야 한다. 올해 경우 19일 면접이 끝났고, 26일 최종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북도 소방본부 담당자는 "복무기간이 육군 일반병보다 2개월 더 긴 의무소방대원에 지원자가 몰리는 까닭은 민간인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데다 소방관서에서 재난 현장의 다양한 대응활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특채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양의경 역시 제대 후 제한 경쟁을 통해 경찰에 입문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올 3월 입대 예정인 해양의경 면접시험에는 70명 모집에 무려 623명이 지원했다. 19일 해양의경에 지원한 대학생 이태현(20·해양환경시스템 전공)씨는 "전공 분야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원했다"며 "이렇게 지원자가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의무경찰 역시 지난해부터 부활한 제한경쟁 시험 때문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전·의경 출신자들끼리 제한경쟁을 통해 200여명의 신임 순경을 뽑았다. 그 결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엔 540명 모집에 495명이 지원한 반면 지난해에는 470명 모집에 484명이 지원했다.

경북경찰청 김훈찬 작전전경계장은 "군입대 대기 기간이 짧은 데다 제한 경쟁을 통해 경찰에 보다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지원자 또한 모집 인원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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