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후 5년이 고비, 5년만 더 버티면 '장수기업'

입력 2010-01-21 09:44:25

지역 기업들의 생사를 가르는 고비는 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5년 이상 10년 미만의 기간에 폐업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은 20년 이상 장수기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도 사람 특유의 정서인 '우직함'이 기업 경영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기준으로 대구에서 문을 닫은 법인사업자들(1천696곳)은 창업 5년 이상 10년 미만 기간에 가장 많은 업체들이 몰려 있었다. 폐업한 기업의 22%(381곳)가 창업 5년을 넘겼지만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것.

3년을 넘겼지만 5년을 버티지 못한 기업이 그 다음(19%·329곳)으로 많았고 1년은 버텼지만 2년을 견디지 못한 기업도 비슷한 수준(19%·323곳)이었다.

10년 이상 기업을 존속해온 업체가 10년이 안 돼 무너진 비율은 10%였고 20년 넘게 산 기업이 폐업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10년만 넘기면 기업이 장수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돌잔치도 못하고 문닫은 기업은 폐업한 전체 업체의 11%(186곳)에 이르렀다. 법인 설립을 한 열곳 중 한곳은 갓 돌을 넘기지 못한 채 '조기 사망'하고 있었다.

국세청 자료는 대구경북 기업인들의 '우직함'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가동 중인 업체 가운데 20년 이상 장수기업 비율은 대구가 전체 업체의 8%, 경북이 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현재 가동 중인 대구 업체 10곳 중 1곳 정도가 2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이라는 의미다.

2008년 기준으로 대구에서 가동 중인 법인사업자는 모두 1만6천676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1천334곳(8%)이 공장문을 연 지 20년이 넘은 곳이었다. 경북은 전체 2만1천895곳의 가동 법인 중 1천457곳이 20년을 넘긴 장수기업이었다.

20년 이상 된 법인사업자 비율은 서울이 전체 가동 법인 사업자의 4%로 대구의 절반 수준이었고 인천은 5%, 경기도는 3% 수준이었다. 부산은 6%, 울산은 5%, 대전은 4%였다.

대구에서 가동 중인 사업자들의 사업 존속 기간을 살펴보자 역시 '5년 이상 10년 미만 기간'에 가장 많은 업체(26%·4천412곳)가 몰려 있었다. 폐업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5년을 넘기는 기업이 많지만 10년을 버티지 못할 확률이 가장 큰 것.

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은 10년을 넘겼지만 20년은 안 된 사업장으로 전체 가동 사업자의 18%(2천975곳)였다. 경북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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