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네팔로 돌아가 대구에서 배운 의료기술과 정신을 펼치겠습니다."
대구지역 대학병원에서 유학 중인 네팔인이 최근 치러진 의사 국가시험에서 3전4기로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계명대 의대 대학원생인 라제스 천드러 조시(39·사진)씨. 그는 1992년 네팔국립대학 생물학과를 마치고 의사가 되기 위해 1993년 영남대 의대에 입학해 2002년 졸업했다. 그는 당시 네팔에 돌아갈 계획이어서 의사 국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3년 계명대 의대 대학원에 입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공부하다가 국시 도전을 결심했다.
라제스씨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시 준비에 나섰다. 2007년 첫 국시를 치렀지만 결과는 불합격.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2008년과 2009년 연달아 도전했다. 지난해에는 낙방의 아픔이 컸다. 합격점에 불과 3점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불합격한 뒤 국시를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매년 제도가 바뀌는 데다 의료용어도 생소한 것이 많아 공부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대구 친구들이 힘을 줬습니다. 3점 모자란 것은 거의 합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격려해 주더군요."
그는 19일 3전4기 끝에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합격의 기쁨은 2008년 5월 결혼한 한국인 부인과 함께 나눴다.
"피부병이 유난히 많은 네팔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동안 피부과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네팔은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어린이들이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과와 가정의학과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그는 대구에서 공부하면서 대학병원의 최신 시설과 의료수준이 항상 부러웠다고 했다.
"네팔에는 병원이 거의 없습니다. 의료기술도 낮고 의료인 수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인도 등지로 가는 실정입니다. 네팔로 돌아가면 대구지역 대학병원들을 벤치마킹해 병원과 보건소, 진료소를 짓기 위해 노력할 작정입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네팔인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여성 등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돕겠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