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눈도 자주 내린다. '손주 보아라'로 시작하는 할머니의 편지는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 그림책이다.
표지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눈 오는 날 힘들게 모은 폐지를 팔아 돈을 만든다. 그리고 흐뭇한 표정으로 손자에게 말한다. '할미는 요즘 돈을 많이 번단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무료급식소에서 점심을 해결한 할머니는 손자를 닮아 또랑또랑 눈이 예쁜 곰돌이 인형을 사서 눈 내린 비탈길을 올라 집으로 돌아온다. 연탄을 갈아 넣고 방으로 들어온 할머니는 편지를 계속 쓴다. '할미도 뜨끈뜨끈 보일러를 틀어 놓고 일찍 자야겠다. 하나뿐인 귀한 우리 손주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한다. 할미가 곧 보러 가마. 보고 싶은 할미가.' 할머니의 싸늘한 방 깨진 창문엔 종이 테이프가 붙어 있고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방에는 예쁜 곰돌이 인형이 지키고 앉아 있다. 책을 덮으며 맘이 짠하다. 할머니는 자신의 부족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자의 귀여운 얼굴을 떠올리며 사랑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