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재무진단]장기주택저축 만기되는 3년후 바람직

입력 2010-01-19 08:16:40

맞벌이 30대 소비습관 우려 집부터 마련하고 싶은데…대출이자가 부담스러워

Q :맞벌이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백조(학교 졸업 후에도 직업을 찾지 못한 젊은 여성 백수를 일컫는 은어)'는 짝을 찾기 힘든 실정입니다. 총각들이 맞벌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맞벌이는 넉넉한 삶을 이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맞벌이를 하는 고액 봉급생활자들에게는 '중소기업'이라는 별칭도 붙습니다.

하지만 맞벌이는 위험도 안고 삽니다. 현금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펑펑 써대는 소비 습관이 들기 쉽습니다. 맞벌이의 함정입니다. 맞벌이를 하는 양형배(가명'33)씨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물려받은 재산이 거의 없는 양씨 부부의 최우선 재무목표는 내집마련입니다. 양씨의 가계부를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점검해봤습니다.

◆빚을 내서라도 내 집을 사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재테크' 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집마련의 기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양씨도 고민 중이다.

빚을 내서까지 무리하게 아파트 장만에 나서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할 일이다. 대구의 경우, 벌써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 앞으로 주택가격의 상승률이 대출금리를 월등하게 넘어설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수성구에 109㎡(34평형)의 아파트를 구입할 예정인 양씨가 예상하는 아파트 가격은 2억3천만원, 준비자금은 1억5천500만원(전세보증금 7천만원, 예금 8천500만원). 다른 비용까지 합하면 약 9천만원 정도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매달 대출이자만 49만원(대출금리 6.5% 가정)이 들어간다.

특히 올해 한국은행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만큼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양씨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만기가 되는 3년 후로 아파트 장만을 미루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매월 200만원 정도를 저축할 수 있기 때문에 3년 후에는 2천만원 정도의 부채만으로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

◆고금리 금융상품도 발품을 팔아야

양씨는 금융자산 8천500만원 중 주식형펀드 500만원을 제외한 8천만원이 은행예금으로 있어 매우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돈은 3년 후 아파트 구입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고금리 예금상품을 찾아봐야 한다. 발품을 팔아 각 은행의 특판예금에 가입하면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다소 올랐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4.4%에서 4.9% 정도다. 특판예금은 5.1%에서 5.3%까지 주는 은행도 있다.

특판예금이라 하더라도 만기가 너무 길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만기를 길게 하면 금리인상의 혜택을 놓치게 된다. 언제 금리인상이 이루어질지 그 시기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등을 이용하면 금리가 1%포인트 정도 더 높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가능하면 예금자보호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양씨는 은행간 금리를 비교해보고 1년짜리 특판 정기예금에 4천만원을 넣어두면 되겠다.

◆원금보장형 ELS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최근 금리가 다소 올랐다고는 하나 정기예금은 여전히 5% 초반 수준이다. 따라서 2천만원은 수익성을 위해 ELS에 투자를 해볼 만하다. 이 돈은 3년 후 아파트를 장만할 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손실을 입으면 곤란하다.

따라서 수익률이 개별종목에 연동하는 ELS보다는 코스피 200지수에 연동하는 ELS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또한 기대수익률 목표는 낮게 잡더라도 반드시 원금보장형 ELS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ELS는 상품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상품마다 수익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를 하기 전에 반드시 위험요소와 수익률 결정구조를 잘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종자돈은 CMA가 아닌 정기적금으로

맞벌이를 하는 양씨 부부는 젊었을 때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빨리 종잣돈을 모으는 지름길이다. 양씨 부부가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저축가능금액은 300만원. 이 중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넣고 있는 100만원은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보험료를 제외한 나머지 148만원은 CMA에 넣어 두었다가 목돈이 만들어지면 정기예금으로 옮기곤 했는데, 비상예비자금을 제외한 100만원은 정기적금으로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CMA의 금리는 2.6% 정도인데 반해 3년 만기 정기적금은 3.5%에서 3.9% 정도이다. CMA 금리가 4.2% 정도의 높은 금리를 받는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 경우 일정 금액 이하로 60일간만 적용을 한다든지 하는 제한이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노후준비도 양씨 부부에게는 꼭 챙겨야할 재무목표다. 내 집 마련을 앞두고 먼 훗날의 노후를 위해 당장 큰 금액을 저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 20만원을 변액연금보험에 넣고, 내 집 마련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노후대비에 나서면 된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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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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