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온천을 찾아
올 겨울 날씨는 겨울답다. 칼바람이 목덜미를 파고들고 냉기에 코끝이 얼얼하다. 종일 움츠려 어깨까지 뻐근한 오후 무렵이면 뜨끈뜨끈한 온천탕에 몸이나 한번 푹 담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수년 전만 해도 온천 나들이 한번 하려면 벼르고 별러야했지만 요즘은 온천욕이 그리 어렵지도 않다. 과거에는 관광이나 보양 목적으로 온천여행을 나섰지만 최근에는 대도시 주거지 주변에도 마음만 먹으면 온천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부곡, 온양, 수안보, 백암, 덕구온천 등이 위락, 관광, 보양온천이라면 대도시 주변의 온천들은 웰빙 생활온천인 셈이다.
소한(小寒) 추위에 덕구온천, 부곡온천이라도 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 늘 주위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답잖게 생각했던 대구경북 우리집 부근의 '웰빙 생활온천'들. 생활온천들 가운데 눈여겨보면 보양온천 못지않은 수질을 자랑하는 곳도 많다. 우리집 근처 온천의 수질은 어떤지 탕 속에 한번 잠겨본다.
◆강추!! 지역온천들
♨사일온천-온천장 주인이 부친의 산소 수맥을 찾다가 온천수를 발견해 개발 5년 만에 문을 열었다. 처음 찾은 온천객들은 도무지 온천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산꼭대기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사일온천은 국내 온천으로 특이하게 황산염, 아연, 스트론튬, 리튬 4가지 성분을 함유한 온천으로 합격판정을 받았다. 이곳은 일본인 온천마니아 5명이 와서 온천욕을 하고 "환상적인 수질"이라고 표현할 만큼 온천 마니아들에게 더 잘 알려진 곳. 특히 온천 내 음용수는 예로부터 '옻샘'으로 불리던 샘에서 받는데 차(茶)를 너댓번 우려내도 맛이 같을 정도로 뛰어난 물. 총 7천평 규모의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정온천 사일온천은 100평 규모 대중탕과 월풀욕조가 구비된 호텔식 가족탕 20개실을 갖추고 있다
♨탑산온천-불치의 환자를 살리는 기적의 생명수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루르드 성수(聖水)의 주성분은 게르마늄이다.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게르마늄의 효능에 주목해 현재 3천여건의 관련 논문이 발표되었고, 게르마늄요법이 대체의학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탑산온천은 이런 게르마늄 성분이 프랑스 루르드 샘보다 3배나 많은 72.4㎍/ℓ를 함유, 국내 최고 게르마늄 함유 온천수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만큼 탑산온천의 물은 인체 자연치유력을 증강시키는 한편 체내 인터페론을 증가시켜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 또 혈액 중 노폐물과 콜레스테롤 제거에 효능을 보여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팔공산온천-대구시민의 주말 휴식처 팔공산에 자리한 온천 시설. 이미 2002년 온천수를 개발했으나 사업주의 자금난으로 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다가 2006년 새로 온천탕, 객실 등 시설을 완비하고 재개장했다. 팔공산온천수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물을 받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 특히 부대시설 찜질방은 무당들이 기도하던 천연동굴로 신체활성화에 효능이 있다고. 주말, 휴일에는 기업체·단체 연수 입욕객이 많으며 평일에도 팔공산 산행객들로 북적인다.
♨용암온천-청도 용암온천 주변은 예로부터 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치받고 있는 뒷산은 용각산이며 온천이 자리한 곳, 가마골은 용의 전설과 함께 용정(龍井), 용골, 용소 등과 함께 '솟을샘'으로도 불렸다. 용의 기운을 담은 물 때문인지 이 마을에는 장수하는 노인과 기운 센 장사가 많은 동네로 인근에 소문났다. '용의 물'로 알려진 이 곳 온천수를 성분 분석한 결과, 양질의 게르마늄. 유황을 함유해 관절염·천식위장병·빈혈·신경통 개선에 효능을 보였다. 입소문 덕분에 용암온천은 최근 대구경북지역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많은 온천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문경종합온천·문경온천-문경의 온천은 생활온천이 아닌 관광온천으로 분류돼야 한다. 온천객들 가운데는 문경새재, 드라마세트장 등 주변의 관광지에 온 김에 온천장을 찾는 입욕객이 많다. 문경종합온천·문경온천이 이웃해 자리 잡고 있는데 온천수는 두 온천장 공히 문경시에서 개발해 공급하는 원수를 쓰고 있다. 이곳 온천은 2개공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성분의 물을 한 곳 온천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 900m에서 분출하는 황토빛의 칼슘 중탄산천은 알레르기 피부염, 만성피부염 등에 효능을 보이며 750m에서 뽑아 올리는 알칼리천은 만성질환이나 상처회복에 도움을 준다.
♨예천온천-조선왕조실록 선조조에 보면 선조가 온천욕을 나서겠다고 하명하면서 '조종조(祖宗朝)에도 온양과 예천으로 (온천욕을)간 일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천온천이 있는 감천면 관현, 천향리 일대는 감천, 천향, 온수골 등 물과 관련된 지명이 많았고 온천수가 있었다는 유래가 전해 내려온다. 예천온천은 1995년부터 예천군에서 개발에 나서 2000년 개장한 이후 예천군에서 운영하고 있다. 온천수는 pH 9.52~10.25의 알칼리성으로 용출원수 100%를 냉·온·열탕에 공급하고 있다. 온천수는 중탄산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수질이 부드럽고 피로회복 효과가 뛰어나다.
♨학가산온천-경북도내 북부권 각 지역마다 온천이 있지만 안동지역에는 도산온천 외에는 내세울만한 온천이 없었다. 이에 안동시민들은 예천이나 영주 등지로 온천 나들이를 가야할 형편이 되자 시에서 지질조사 끝에 작정하고 세운 온천. 안동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온천은 다행히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 탄산수로 이용객들이 물에 활성제를 탔다고 의심할 정도로 물이 매끄럽다.
♨풍기온천-영주 희방사 입구에 위치한 천혜의 관광지 온천장으로 지역민과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현재는 대중온천탕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일우공영으로부터 200억원의 민자를 유치, 내년 10월까지 재정비할 계획이다. 앞으로 정비가 완료되면 또 하나 경북지역의 대규모 온천단지로 변신할 전망이다.
전충진기자 cjje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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